충남지역 단체들이 고교평준화를 위해 1만 70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주민조례 발의를 위한 청구인 명부를 제출했다.

여론조사 찬성률 70%이상을 고집하던 도교육청도 "낮은 찬성률로 조례를 제정하더라도 도의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수용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충남지역 70여개 단체들은 10일 청구인 기준 1만 6231명을 훌쩍 넘긴 1만 7311명의 서명을 받아 충남도교육청에 청구인 명부를 제출했다.

'충남고교평준화주민조례제정운동본부'를 구성하고 지난 해 12월 청구인 서명운동을 시작한 지 5개월여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충남도의회에는 충남고교평준화를 위한 조례안은 모두 3건으로 늘어났다. 이미 충남도의회 김지철 교육의원이 지난달 동료의원 33명의 공동발의를 통해

 제출한 조례안과 충남도교육감이 발의한 조례안이 제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3건 조례안의 차이는 고교평준화 실시를 위한 여론조사 결과 주민들의 찬성률 요건을 몇 퍼센트(%)로 정할 것이냐이다. 김지철 교육의원 등이 발의한 조례안과 주민발의를 통해

제출된 조례안은 찬성률을 50%로 정하고 있다. 반면 충남도교육감이 제출한 조례안은 찬성률을 70%로 하고 있다.

조례제정운동본부는 이날 청구인 명부 제출에 앞서 충남도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조사 70% 찬성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교육청의 조례안은 고교평준화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김종성 교육감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감은 과반수 찬성으로 입시제도 변경을 결정할 경우 '교육정책 추진의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94년 평준화를 해제했던 천안의 입시제도 변경당시 천안시의원과 중고교장단, 육성회장단, 교총회장 등 59명의 서명을 받아 졸속으로 평준화를 해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교육청은 " 고교 입시제도의 안정화를 위해 여론조사 찬성률이 70%이상이 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도의회에서 교육청의 기준보다 다소 낮은 찬성률로 조례를 제정하더라도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남은 전국 16개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고교평준화가 실시되지 않는 지역이다. 미실시지역이었던 강원도에서도 최근 조례제정을 통해 고교평준화를 실시키로 했고, 경기도에서도 평준화지역을 확대키로 결정했다. 특히, 충남 천안의 경우 고교평준화가 실시되어 오다가 지난 1994년 해제되면서 지역사회의 반발을 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