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천천에 오수가 유입되고 있는 모습.

2일 오후 5시경부터 8시 30분경 까지 약 3시간 30여분 동안 오수가 대천천으로 유입되면서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이 심한 악취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오수는 비난 악취만을 풍긴 것 뿐 아니라 L마트에서 대천천까지 지하로 흐르는 천에 쌓여 있던 쓰레기까지 같이 대천천으로 흘려 보내 심각한 수질 오염 우려까지 낳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의 잇단 민원이 발생하자 보령시는 오후 7시 30분경 환경보호과장이 현장에 나타나 상황을 점검했으며 8시경에는 전윤수 부시장을 포함한 시 관계자들이 현장을 둘러봤다.

이후 9시경에는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 관계자를 현장에 불러 오수 유입경로를 확인했으며, 사후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오수가 유입되는 것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악취로 인해 당초 동대동 지역의 하수관거가 터져 하수종말처리장으로 흘러가야 할 오수가 유입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한결같이 보령시를 성토했다.

하지만 보령시에 따르면 이날 유입된 오수는 청천저수지에서 남포쪽으로 농업용수를 보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명천동 C아파트 인근에 있는 양수장까지 관로에 고여있던 물로 확인됐다.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에서 보령시와 아무런 상의 없이 임의로 양수장까지 오는 수로관에 들어있던 물을 청소하기 대천천으로 흘려보낸 것이다.

이와관련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 관계자는 "청천저수지 물 자체는 오염이 돼 있지 않다. 다만 관로속에서 겨우내 묵었던 물이 시내를 거치면서 오염물질이 유입됐을 수 있다"며 "매년 농업용수 공급을 하기 전에 항상 이런방식으로 해왔기 때문에 시와 별다른 상의를 하지않고 흘려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악취와 기름띠 역시 이 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한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체적으로 대천천을 정화시키기 위한 대책은 별도로 마련해 놓지 않고 있으며 물을 흘려보내 시간을 두고 자연정화 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을 모두 지켜본 한 시민은 "만약 일반인이 이렇게 하수나 오수를 흘려 보냈다면 당장 고발됐을 것"이라며 "보령시가 이번 사고의 주체인 한국농어촌공사 보령지사에 대해 법적인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고 발생 직후인 3일 오전 8시 현재까지도 이날 떠내려온 부유물들과 기름띠가 대천천에 남아 있는 상태다.

2일 대천천 세월교 옆에 떠다니는 부유물과 기름띠.

3일 오전 남아있는 기름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