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공무원직장협의회(회장 김방연)(이하 직장협의회)가 본청 및 직속기관, 사업소, 읍면동에 근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2월 10일부터 5일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보령시 산하 공무원의 의식과 그간의 공직협 활동 현황을 조명하기 위한 것으로 공직협 회원 뿐 아니라 비회원과 간부 공무원 등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전체 대상자 826명 중 479명(58%)이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그간 관심을 모아왔던 인사분야와 공직협 운영에 관한 분야, 근무환경과 여성 및 후생복지분야 등 모두 5개분야에 대해 44개의 항목으로 구성됐으며 질문내용 이외에도 각 분야별 기타의견도 개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해 4월 ‘공직사회 개혁과 공무원 처우개선’이라는 깃발을 올리며 출범한 보령공직협이 인사파동 등을 겪으면서 ‘뚜렷한 방향설정을 못하고 있다’는 회원들의 불만이 표출된 시점에서 실시됨으로써 공무원노조 출범 등 향후 공직협의 사업추진 방향과 정책 결정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를 분석해 보면 연령별로는 30대(43%), 40대(43%), 50대(4%), 20대(3%)로 나타났고 직급별로는 7급(39%), 8급이하(39%), 6급(20%)에 이어 5급이상(2%)으로 나타났다.
▷ 직장협의회 운영분야
공식 출범을 앞두고 정부 부처간의 조율이 진행중인 공무원 노동조합에 대해 보령시 공무원은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냄으로써 보령공직협의 향후 진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공무원노조가 설립되면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 노동단체에 가입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가입해야 한다’(53%)는 의견이 ‘가입할 필요가 없다’(24%)는 의견을 압도했다. 하지만 충공련을 비롯한 전국단위 조직과의 연대활동에 대해서는 ‘노조설립 후 연대’(43%)의 의견이 많아 대체적으로 추세를 관망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간의 직장협의회 활동에 대해서는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만족한다(21%)가 불만족한다(18%)는 응답보다는 많았으나 ‘보통’(61%)이라는 응답으로 보령공직협의 활동에 대한 평가를 유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것은 ‘보령공직협’의 활동이 당초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향후 활동의 전망에서도 긍정적인 견해(57%)가 월등함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견해(37%)도 상당하게 나타나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밖에도 공직협이 우선해야 할 사업으로는 직원 후생복지(59%), 인사 및 승진제도 개선(26%), 부조리한 사항개선(8%), 회원의 권리증진(4%) 등의 순으로 응답했고 비회원인 경우 가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가입금지 대상(48%), 공직협의 활동미흡(21%), 홍보부족(14%), 관심이 없어서(14%), 불이익 우려(3%) 등으로 나타났다.
▷ 인사분야
보령시의 인사정책에 대한 공무원들의 불신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이른바 ‘인사파동’을 겪으면서 관심을 모아왔던 인사정책에 대해서는 불공정하다(68%)는 응답이 공정하다(17%)를 압도했다. 또 인사에서 배제돼야 할 사항으로는 인사청탁(48%), 학연·지연 등 연고중시(27%), 연공을 무시한 파격인사(20%) 등으로 지적됐고, 공정한 인사제도 확립을 위해서는 인사배경과 기준·승진예정자 명단 사전공개(40%), 정기인사제도 확립(24%), 다면평가제(23%), 일정비율 시험승진(11%) 등이 제시됐다. 이밖에도 인사서열 공개(66%), 승진대상자 공개(82%) 등 인사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공개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면평가제, 주요부서 직위공모제 등의 도입에 대해서는 즉시 시행해야한다(49%), 천천히 도입해도 늦지않다(31%), 인사권자가 판단할 사항이다(11%) 등으로 응답했고 현행 근무평정에 대해서는 불공정하다(67%)는 의견이 공정하다(33%)는 의견보다 우세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행+다면평가제+가점방식(33%), 현행+다면평가제(32%), 현행 존속(5%) 등으로 응답함으로써 전반적으로 다면평가제의 도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청공무원의 사무관 전입에 대해서는 낙하산 인사로 불합리하다(80%)는 의견이 절대적이었으며, 계속 받아들일 경우에는 6급 승진자의 도청 교류로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74%)는 의견과 함께 아예 받지 말아야 한다(25%)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밖에도 바람직한 인사방식에 대해서는 ‘연공서열 위주로 업무능력을 종합평가 해야한다’(68%)는 의견이 많아 ‘연공서열을 중심으로 한 공직사회의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직장협의회의 인사위원회 참여에는 긍정적인 의견(76%)을 보였다.
심각한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퇴직예정자들의 공로연수 등이 활성화 돼야 한다(42%)고 응답했고, 전입순위명부제·읍면동 순환배치제·장기근속자 순환전보제 등 보령시가 인사정책의 개선을 위해 내놓은 대책들이 원칙대로 시행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부정적인 응답이 많아 인사정책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로 대두됐다.
▷ 근무환경 분야
보령시 공무원들은 ‘컴퓨터 등 사무기기 노후’(50%)를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근무환경으로 꼽았다. 이밖에도 ‘사무실 협소’(24%), ‘주차장 부족’(7%), ‘구내식당 환경미흡’(7%), ‘청사 화장실’(5%) 등의 순으로 근무환경 개선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실시하고 있는 토요휴무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폐지’(41%)를 희망했고 민원실 근무자의 과실에 의한 피해를 담보하기 위한 보증보험 가입에는 88%가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응답해 이번 설문조사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근무분위기 분야
정당한 업무추진을 위해서는 ‘상사의 분명한 소신과 담당자의 전문적인 판단’이 요구된다고 보령시 공무원들은 생각하고 있다. 행정내부에서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상사의 고압적이고 관료적인 행태가 개선돼야 한다’(32%)로 나타났고 ‘정확한 방향제시 없이 지시만 하는 상사’(25%)와 ‘하위직원이 업무추진을 위해서 개인적으로 금전을 입체해 넣는 등 보이지 않는 어려움’(20%) 등도 개선돼야 할 것으로 거론됐다.
공무원의 자질향상을 위한 각종 연수교육에 대해서는 ‘동료직원의 업무부담’(57%) 때문에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현재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의 연수뿐 아니라 ‘각종 연구기관이나 기업체 등의 위탁교육 확대’(88%)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사의 눈치 때문에 퇴근을 미루지는 않으며(68%) 시간외 근무수당, 출장비 등 후생복지적 성격의 예산은 공개적으로 잘 운용되거나(36%) 부서단위로 운영되고 있는 것(50%)으로 응답했다.
하지만 상사의 명시적, 묵시적 부당한 요구에 의해 예산의 변태, 전용 등으로 담당직원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는 것’(43%)으로 드러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직장협의회가 적극적으로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64%)고 응답했다.
▷여성 및 후생복지분야
공무원의 복리후생을 위한 보령시의 노력에 대해 ‘보통’(53%)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후생복리를 위해 추진해야 할 시책으로는 ‘하계휴양소 운영’(16%), ‘결혼기념일·부모생일·기일 등 특별휴가제도’(15%), ‘우수·모범공무원 등의 해외연수 확대’(14%), ‘민간시설 할인혜택’(13%), ‘맞벌이부부를 위한 어린이집 운영’(12%), ‘직원을 위한 자동차정비업소 지정’(12%) 등을 꼽았다.
인사, 승진, 부서발령등에서 남녀가 평등한가? 라는 질문에는 ‘평등하지 않다’(44%)는 의견이 ‘평등하다’(27%)는 의견보다 많았다. 불평등한 부분에 대해서는 ‘업무분담‘(40%), ‘부서발령’(29%), ‘승진’(2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의견 개진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질문항목 이외에도 ‘6급 담당제의 개선으로 실질적인 업무분장’ ‘여름철 해수욕장 근무배치 등 무분별한 비상근무 배제’ ‘직장 보육시설 설치’ 등 모두 36건의 기타의견이 개진됐다.
보령시직장협의회는 지난 달 24일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홈페이지(www.bgo.go.kr)에 공개하면서 “창립이후 처음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많은 직원들의 참여와 관심으로 성공적이었다”며 “공직사회 변화를 갈구하는 직원들의 욕구를 확인하고 집행부나 직장협의회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제시해 준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보령시 인사정책의 불공정’ 등 일부 항목의 결과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직장협의회는 지난 2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민선3기 8개월여를 지내면서 이시우 시장은 출근시 당직근무자 격려, 출근시 간부들의 현관 영접 관행을 타파하는 등 권위주의라는 두꺼운 갑옷을 과감히 벗어던져 친근한 시장상을 보였으며 당직근무개선, 시간외근무수당 상향조정, 상품권 의무구입폐지 등 다양한 시책을 적극 추진하여 직원후생복지를 한차원 높여나가고 있다”면서 설문결과에 대한 집행부의 불만을 일부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직장협의회는 또 “이번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직원들이 변화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으며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수용해 줄 것을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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