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사망과 동시에 그 사람이 가진 재산에 관한 권리는 포괄적으로 상속인들에게 귀속된다. 소유권에 관한 등기나 등록과 상관없는 유체동산 등은 점유의 이전으로 소유권이 승계된다고 하겠지만, 등기부가 존재하는 부동산의 경우에는 상속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야 상속인이 권리행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상속등기를 하는 방법은 민법이 정한 상속비율에 따라 공동소유로 등기하는 방법(법정상속)과 상속인들 협의에 의해 법정상속 비율과 달리 정하거나 특정인이 전부 상속을 받는 등의 방법(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이 있다. 이하 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되지 않고, 상속인중 일부가 법정상속에 의한 등기조차도 거부하는 경우, 상속인 중 한 사람이 나서서 법정상속등기를 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상속재산으로 남겨진 부동산은 소유자(피상속인)의 사망과 동시에 상속인들이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공동소유를 하는 것과 같아서, 민법 제265조의 공유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상속재산에 대한 법정상속등기는 공유자의 공유물 보존행위에 해당된다 할 수 있어, 상속인 각자가 모든 상속인을 위한 상속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 등기예규(제535호)에 의하면 ‘상속개시 후 상속권을 한정승인 또는 포기할 수 있는 기간이 경과한 후에 공동상속인 중 일부가 공동 상속등기에 협조하지 않는다하여 일부만 상속등기를 할 수 없고, 상속등기를 하고자 하는 상속인이 상속등기에 협력하지 아니하는 상속인의 상속등기까지 이를 신청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쉽게 말하면 상속인 중 한사람이 자기 상속지분만의 상속등기는 할 수 없고, 다른 상속인의 법정상속 비율에 따른 등기까지 한꺼번에 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상속인 중 한사람이 다른 상속인들의 상속등기까지 할 경우, 상속등기에 소요되는 공과금 등 제비용은 누가 부담해야할까? 상속등기를 하기 위해서는 취득(등록)세와 교육세, 국민주택채권 매입, 대법원 등기수수료 등의 비용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공유재산에 관한 취득세와 재산세를 공유자 중 한 사람이 이를 부담하였다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다른 공유자에 대하여 구상채권을 갖는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결(대법원 84다카 317, 318. 약속어음금)하였다. 민법 제266조 또한 ‘공유자는 그 지분의 비율로 공유물의 관리비용과 기타 의무를 부담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상속인 중 법정상속 등기조차도 협조하지 않는 자가 있다면, 상속인 중 한사람이 자기의 비용으로 우선 상속등기를 한 후, 그 비용을 상속비율에 따라 산출된 각 부담부분을 상속인들에게 청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사망자가 남긴 재산이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