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부주의로 인해 보령시가 서천군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5억7천여만원을 못 받게 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최근 보령시가 부채로 인해 지불하는 연간 이자 50억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보령시는 지난 2001년 11월 서천군과 김 기공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용수에 대한 사용료를 받기로 하는 '부사공구내 농업기반 시설 및 용수의 목적외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관로를 통해 서천군의 김 가공공장들에 매년 12월부터 익년 3월 31일까지 톤당 60원씩의 사용료를 받고 연간 20만톤의 용수를 공급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하지만 보령시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공급되는 용수에 대한 사용료를 전혀 징수하지 않았으며, 설상가상으로 여러차례 담당자가 바뀌면서 담당자들은 관로가 매설 된 것조차 알지 못했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1월 보령시와 부사공구 관리 위탁계약을 맺은 농어촌공사 관계자가 다른 일로 현장 순찰을 하다가 이 관로를 발견하고 보령시에 통보를 해와 드러났다.

통보를 받은 담당부서 관계자들은 부랴부랴 현장에 나가 공급된 용수의 양을 측정했으며, 측정결과 연간 158만여톤이 공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시 관계자는 "이를 계약대로 환산하면 보령시는 서천군으로부터 연간 9천5백만원의 사용료를 징수해야 한다"며, "이를위해 최근 서천군에 이같은 내용을 통보하고 이의신청 기간을 준 상태"라고 말했다.

서천군에서 이의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지방세법 시효소멸조항'에 의해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사용료는 받지 못하고 최근 5년간 사용료 4억7천5백만원을 징수케 된다.

만약 서천군의 김 가공공장들이 처음 보령시와 계약한 시점부터 현재 시점에서 측정된 용수의 양만큼을 사용해 왔다고 가정하면 대략 5억7천여만원의 돈을 징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시는 최근 자체 감사를 통해 2명에 대해 징계조치를 했지만, 당초부터 왜 사용료를 징수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징계보다 용수를 공급키로 하고 사용료를 받기로 계약까지 한 상황에서 징수하지 않았던 이유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당시 상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일반 시민들은 세금이 체납되면 자동차 번호판을 떼가거나 월급을 압류하기까지 하면서 시에서 정당하게 받아야 하는 돈도 공무원들의 실수로 못 받는다면 누가 공무원들을 믿을 수 있겠느냐"면서 "힘든시절 서민들한테 악착같이 세금을 걷으려 하기보다 이런 일이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