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시청 A과장이 2009년도에 본인이 구입한 토지가 속칭 '마을안길'이라 불리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며, 시 실무부서에 2차 추경예산안에 본인 소유 토지의 보상비를 책정해 줄 것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과거 한내여중 학생들의 통학로로 이용돼 왔지만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동대동 491-6번지 일대 모습.

현직 공무원이 지목상 도로로 구분돼 있는 토지를 구입한 후 보령시에 이에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재산권이 침해되서는 않된다는 의견과, 일반 시민들도 재산권 침해를 당하면서도 참고 있는데 공무원이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본인만 보상을 받으려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A과장은 최근 본인 소유의 토지가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며, 시 실무부서에 이에대한 보상비를 내년도 예산에 책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담당부서는 신규 도로를 개설하거나 새로운 사업 부지에 해당될 경우 부분적으로 매입과정을 거치기도 했지만, 옛 도로에 대해 단독으로 보상을 해준 경우는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보상요구와는 별개로 몇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A과장이 이 토지를 구입한 시점이다. A과장은 이번에 보상을 요구한 담당부서의 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2009년 12월 이 토지에 대한 등기를 마쳤다.

본인이 장으로 재직중에 '마을안길'이라고도 불리는 새마을도로에 대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토지를 구입한 뒤, 다른 부서로 옮긴 후 보상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만약 그렇다면 공무원의 신분을 이용해 취득한 정보를 가지고, 본인의 사익을 챙기려 한다는 시민들의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에대해 A과장은 구입하려던 토지의 전 소유주가 도로로 사용되는 토지까지 사지 않으면 팔 수가 없다고 해 어쩔 수 없이 구입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토지의 취득가액이다. 만약 행정소송 등을 통해 시에서 보상을 하게 된다면 구입당시의 취득가액도 기준중의 하나로 보상에 영향을 미치는데, 해당 토지의 등기부상에는 112㎡(33.8평)의 취득가액이 3천만원으로 기록돼 있다. 1평당 약 88만7천원꼴로 구입한 것이다.

당시 같이 구입한 지목상 '답'으로 구분돼 있는 토지의 경우 1평당 120만원꼴로 구입한 것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부동산 관련 업계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도로로 사용되는 토지의 구입가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다른 부지를 구입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도로로 구분돼 있는 토지를 구입할경우 인접 토지가의 20~30%에 해당되는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시민 오모(49, 주교)씨는 "일반 시민들도 사용승락서를 써준 도로들에 대해서 재산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는데 시청 과장님께서 혼자만 보상을 해달라고 하면 어느 시민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면서 "만약 시에서 예산을 세워서 이에대한 보상이 이뤄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원칙없는 행정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A과장은 "오래전부터 매년 도로 편입토지보상을 해왔고 2009~2010년에도 30여건 보상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에서는 무조건 행정소송을 권유하지 말고 취득시효해당여부 등 변호사 자문을 받아보고 문제가 없다면 소송이 없어도 정당한 보상을 해 민원인에게 불편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시 재정형편도 어려울 뿐더러 예전부터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토지에 대해 단독으로 보상을 해준 경우는 없다"며 "굳이 보상을 받아야겠다면 행정소송을 통해 받아가도록 유도해 봤지만 소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령시에 이와 비슷한 사례가 많다"며 "만약 이를 모두 보상한다면 보령시는 대략 1천억 이상을 보상비로만 써야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