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이 푸른 별의 본래 주인은 누구일까?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아름답게 빛나는 지구별에 함부로 금을 긋고는, “내 땅이다.” “네 땅이다” 배타적인 소유권을 행사해오고 있다. 부동산 투기의 광풍에 휩싸여 거품이 가득 낀 한국의 땅들은 재산목록 1번 지위를 확고히 차지하며, 필요할 때는 큰돈으로 바꿔 요긴하게 쓸 수 있어 인기가 많아진 반면, 땅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인접 토지 소유자들 간 분쟁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논농사를 위한 물고 싸움은 치열했어도, 인접한 땅의 이용에 관해서 다소 너그러웠던 미덕을 잃은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소유자를 달리하는 땅들이 서로서로 연접되어 있어, 건물 신축이나 통행 등을 위한 원만한 이용을 위해서는 이해 조절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런 필요성에 입각하여 민법은 제211조부터 제244조까지 인접한 토지 이용과 관련하여 예상되는 문제들을 나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규정들을 두고 있다. 아래에서 새로 토지를 취득한 사람이 건축 행위나 기타 개별적 토지 사용을 이유로, 기존 이용자들이 공로 출입을 위해 사용하던 유일한 통로를 막아 사용을 못하게 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법률과 판례를 살펴본다.

민법 제219조는 ‘어느 토지와 공로 사이에 그 토지의 용도에 필요한 통로가 없는 경우에 그 토지소유자는 주위의 토지를 통행 또는 통로로 하지 아니하면 공로에 출입할 수 없거나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때에는 그 주위의 토지를 통행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에는 통로를 개설할 수 있다. 이때 이로 인한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을 선택하여야 하고, 통행하고자 하는 자는 통행지 소유자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판례는 ‘민법 제219조 주위토지통행권은 공익목적을 위하여 인접지 소유자의 손해를 무릅쓰고 특별히 인정되는 것이므로, 그 통행로 폭이나 위치 등을 정함에 있어서는 인접지 소유자에게 가장 손해가 적은 방법을 고려하여야 한다. 통행권자가 최소한 소유 토지를 이용하는데 필요한 범위는 허용되어야 하고, 그 정도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따라 쌍방 토지의 지형적, 위치적 형상 및 이용관계 등 기타 제반 사정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2다9202판결).

만일 인접지 소유자가 일방적으로 통로를 폐쇄하거나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의 좁은 통로만을 남겨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때는 위 민법과 판례를 근거로 통행을 방해하지 말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할 것이고, 통행의 필요성이 긴급하다면 통행방해를 금지하는 가처분신청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