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의 한미FTA에 대한 입장은 '불가피한 선택'과 '강행처리 반대'로 요약된다.

한미FTA 체결은 한국 경제의 구조상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 지사는 개방형 통상국가 전략을 전제로 이로인해 다가올 위험에 대한 국민적 논의와 대비책 마련에 방점을 찍어왔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 8월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FTA 비준 문제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FTA를 막느냐 마느냐는 논쟁은 이미 모기장 안에 들어온 모기를 놓고 싸우냐 마느냐를 따지고 모기장을 한 겹 칠 것인지 두 겹 칠 것인지를 따지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FTA 이후를 대비한 '로컬 푸드시스템(local food system)과 같은 농업 혁신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FTA 체결이 불가피한 선택인 만큼 충남도지사로서 체결이후에 대비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 10월 16일 '2011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도  "한미FTA 체결은 피할 길이 없는 현실의 문제"라며 " 농촌혁신을 위해 힘을 모아 나가자"고 말했다. 안 지사는 같은 달 31일 도청 기자들과 만나 한미 FTA 체결 및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논란과 관련해 "국익을 위해 (찬·반 양측이) 좀 더 토론해 줬으면 좋겠다"며 "도지사로서 한미FTA 체결 문제에 대해 개입할 상황이 아니며 피해대책을 세우는데 행정력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기습 처리를 하기 하루전에는 "찬반의 대립으로 몰고 가 숫자로 처리하는 것은 국민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고 말했고, 강행 처리된 직후에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계속되는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이 민주주의와 국가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FTA 체결 등 개방형 통상국가 전략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는 입장이 대세는 아니다. 장하준 교수 등 많은 전문가들은 '선수들이 수준이 비슷하지 않은데 경기장이 평평하다면 그 게임은 불공정한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관세나 규제를 통해 기울어진 경기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찬반 양진영의 차분한 논의와 공감대 형성의 강조에도 불구하고 개방형 통상국가 전략에 기대고 있는 안 지사의 견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기호 통산전문 변호사는 "농업을 지키려면 한미FTA를 해서는 안 되며 그럴 때만이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