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22일 한나라당의 기습 처리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농도(農道)인 충남의 농업기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미FTA는 한국에 보장한 관세율 보호를 해체하는 것으로 농업과 관련해서는 농업 보호 장치를 허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분석자료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로 예상되는 농업분야의 누적손실액은 향후 15년 간 12조2000억 원에 달한다.  반면 무역수지는 앞으로 15년 동안 매년 3조 1342억 원 흑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자동차가 1조 2785억 원, 전기 전자 9730억, 화학 3281억 원 규모다. 한·미 FTA가 '농업에 대한 배반'이라는 지적은 이 때문이다.

충남도가 분석한 한·미 및 한·EU 간 FTA가 체결될 경우 발효 15년차에 1924억 원의 생산액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양돈이 567억으로 가장 피해가 크고 한육우(477억원), 낙농(241억원), 양계(223억원), 포도(88억원), 사과(83억원), 배(77억원) 등으로 대부분 피해가 축산과 과일에 집중돼 있다.

피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미 FTA, 한·EU 외에도 호주, 중국 등과의 현재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 2007년 한·미 FTA 체결 후 2017년까지 농업분야에 모두 21조 1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8월 추가로 1조원을 더 투자하는 내용의 종합대책을 제시했다. 2017년까지 22조 원을 쓸 테니 한미FTA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다.

하지만 농민 단체 등에서는 숫자놀음에 다름 아니다는 지적이다. 실제 시민들이 내는 농어촌 특별세는 1995년 이래 늘어나 지난 해 기준 4조원에 육박했지만 농가 평균 소득은 67%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특별세는 늘어나는데 농민들은 생활고로 농촌을 등져온 곳이다.

충남도는  한·미 FTA 발효에 대비해 지역특성에 맞는 경쟁력 강화시책 추진, 3농 혁신을 통한 농어업 경쟁력 구축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그 실효성은 물론 정부 대책으로 연결될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한·미 FTA비준안이 기습 처리되기 하루 전인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농업과 축산분야, 특히 축산부분 피해에 대해 정부의 대채이 부족하다"며 "피해를 어떻게 산정할 것이냐에서부터 축산분야의 산업적 경쟁력 까지 구체적인 예산측정과 배정계획을 다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