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제 의장 "두 자리 모두 행감 전제로 이뤄진 자리 아니다"

시민 "피감기관으로부터 밥 얻어먹고 제대로 된 감사 하겠나?"

보령시의회가 최근 대천리조트와 보령시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식사대접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의회와 양 기관은 "의례적인 간담회와 상견례 자리였다"고 해명했지만, 시의원들이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피감기관으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점에서 '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기관에 따르면 보령시의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7일 성주 청소년수련관에서 개최된 쌀 전업농 화합대회에 참석한 뒤 대천리조트에서 대천리조트 임직원들과 직원들과 식사를 했다. 14일에는 현직 시의원이 운영하는 동대동 모 음식점에서 보령시시설관리공단 임직원들과 중식을 같이 했다.

두차례 식사 모두 대천리조트와 보령시시설관리공단에서 각각 식대를 부담했다. 대천리조트에서는 1인당 1만6천원짜리 불고기전골을 대접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보령시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는 오리훈제(4인기준 4민5천원)를 대접 받았다.

대천리조트 관계자는 "리조트 운영과 관련 콘도 분양을 위한 홍보 등 협조를 구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초청간담회"라며 "행감과 관련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자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최근 대천리조트가 보령시에 50억원의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일이 있었다"면서 "이날 자리에서 이 얘기가 다시 거론돼자 일부 참석자들 중에는 불쾌함을 느끼고 자리를 뜬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14일 보령시시설관리공단과 만난 자리는 신임 본부장과 새로 구성된 신임 이사진들의 인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신재석 이사장은 "식사 자리에서 업무와 관련한 간단한 질문과 답변은 있었지만 특별히 무엇을 부탁하거나 요청한 사실이 없다"며 "신임 본부장과 이사진이 의원들과 인사를 하기위한 평범한 자리였을 뿐 행감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김경제 의장은 "평상시에도 그렇지만 행감을 앞두고 의원들도 조금이라도 의구심이 드는 자리에는 참석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두 자리 모두 행감을 전제로 이뤄진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천리조트와의 자리는 레일바이크 시승식을 겸해 이뤄진 것이며, 시설관리공단과의 자리 역시 시에서 오래 근무한 신임 O본부장과의 인사를 위한 자리였다는 것이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시민을 대표해 행정부의 잘잘못을 따지고 독주를 견제하라고 만들어준 시의원들이 행감을 앞두고 피감기관으로부터 식사대접을 받고나서 과연 제대로 된 감사를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 시민은 "음식값이 싸고 비싸고의 문제 보다도 민감한 시기에 굳이 오해를 살만한 일을 할 필요가 없는데 시의원들이 너무 부주의 한 것 같다"며 "특히 시설관리공단에서 식사대접을 받은 곳이 시의원이 운영하는 식당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