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생김과 생각이 다르고 살아가는 모습들이 다른 만큼이나 각자의 삶과 세상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분쟁의 양상도 다양하게 드러남을 알 수 있다. 법률에 분쟁의 사전 예방적기능을 생각하면, 모든 법령을 미리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법률과 시행령 등이 4,121개(2011. 10. 19.기준)이고, 지방자치단체와 의회가 제정한 규칙과 조례까지 포함시키면, 그것들을 전부 다 안다는 것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법령이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토대로 도덕과 상식에 기반을 두고 제정된다는 것이고, 국가와 사회 구성원들이 상호간의 평화를 침해하지 않고, 모두 행복하게 살기 위한 공공의 약속을 담은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면, 법령의 사전예방과 보호기능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준법의식이 견고해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법을 어긴다는 것은 이런 약속을 깨고, 신뢰를 해치며, 도덕과 상식을 벗어나 타인의 행복을 침해하는, 법에 의한 보호망을 스스로 파괴하는 자해적인 행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위법행위에 대하여 항상 법적조치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일까?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법적조치가 분쟁 당사자 사이에 원한과 분노의 상처를 남기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빼앗고, 특히 가족이나 친지들 사이의 법적분쟁은 혈연과 인간관계마저 파탄시키는 회복할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다. 상담을 하면서 소송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점은 언급하며 합의를 위한 노력을 권유해보지만, 귀 기울이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 소송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경험에 의하면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대방 입장도 살피며, 조금만 양보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면 쉽게 해결될만한 사건들도 상당히 많다.

법적조치에 앞서, 그것으로 얻는 이익과 불이익(비용, 고통, 시간)을 감안한 실질이익을 냉정하게 따져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사소한 충돌, 괘씸해서, 작은 이익을 위하여, “비용은 상관없다. 상대를 괴롭히고,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라며 흥분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은 행위라는 깊은 자각이 필요하다. 최근 선진적 분쟁해결제도인 ADR(재판외 대안적 분쟁해결)도입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 제도는 상담, 화해, 알선, 조정 등 방식으로, 과거사실에 대한 시비분별보다 장래를 향한 이익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당사자 본인들이 직접 전문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사람을 조정인, 중재인 등을 선임하도록 하여, 신뢰를 바탕으로 분쟁을 해결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신속하고, 분쟁해결 후에도 우호적 관계 유지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소송이나 고소 등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도입이 필요하다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