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포농협이 지난 9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농기계수리점 및 경제사업장 신축공사를 위해 부동산 실명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현재 농협 주유소 맞은편에서 신축되고 있는 농기계수리점 공사현장.

남포농협이 농협 주유소 맞은 편에 농기계수리센터를 신축하면서 부동산 실명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포농업협동조합(조합장 최택순)은 남포면 옥동리 274-4번지 일대에 지난 9월부터 농기계수리점 및 경제사업장 신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위해 토지주인 A씨로부터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남포농협 명의가 아닌 조합 임원인 B씨의 명의로 토지를 매입했으며, 지난해 10월 소유권 이전등기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농협 관계자는 "토지를 매입하면서 농지법상 농협이 농지를 취득 할 수 없기 때문에 보령시청에 문의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모든 과정을 진행했다"며 "현재 공사가 마무리되면 '답'으로 돼 있는 지목을 대지로 변경하면서 명의 이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포 농협 주변에 마땅한 부지가 없어 현 위치에 신축을 하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이전을 두번하게 되므로 취득세와 등록세를 한 번 더내게 되지만 현행 농지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라고 해명했다.
 
현행 농지법상 농협은 '전'이나 '답'등 농지를 농업경영 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남포농협측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결국 농기계창고 신축을 위해 편법을 사용한 것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임원 명의로 토지를 구입했는데 농협에서 모든 비용을 지불하고 등기 이전 후 이를 다시 농협 명의로 돌리면 결국 토지 취득과정에서 취득세와 등록세를 이중으로 부과하게 된다. 민법에서는 이를 명의신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농기계수리점이 반드시 현재 신축부지에 들어가야 한다고 하더라도 원 토지 소유주가 지목변경을 한 후에 농협측에서 구입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명의신탁이라는 불법적인 방법을 이용한 것이다.

또,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해 신축을 서두를 정도로 농기계수리점 신축이 시급하다면 왜 사전에 준비를 안했는지에 대한 부분도 석연치 않다.

이에대해 일각에서는 개인이 토지를 구입하는 것과 농협이라는 단체에서 토지를 구입할때 가격차이가 있기 때문에 조합의 돈을 아끼기 위해 취한 어쩔수 없는 조치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2011년 5월 일부 개정된 부동산실명법에 따르면 명의신탁의 경우 원칙적으로 매매거래가 무효화되고, 부동산 기준시가의 30%까지 과징금을 내거나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고 명시 돼 있다.

아울러 명의수탁자 및 그를 교사해 해당 규정을 위반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돼 있다.

결국 조합의 돈을 아끼기 위한 불법 행위로 인해 더 비용을 부담하게되고 해당 당사자들이 전과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시간이 소요되거나 비용이 소요되더라도 정상적인 거래를 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다.

한편, 한나라당 김태원(고양덕양을) 의원은 과징금을 체납한 부동산 실명법 위반자에 가산금을 징수하도록 하는 내용의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달 10일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실명법 위반자가 과징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금전적인 제재로 가산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해 체납자의 과징금 납부율을 높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