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오토바이가 흔해지다보니 그것에 비례하여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는데, 유감스러운 것은 운전면허도 없는 미성년자에 의해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안전모도 쓰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몰려다니며 질주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런 미성년 자녀들의 모습을 직접 보는 부모들의 마음은 어떨까? 저러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마음이 가득할 것이다. 운전면허 없이 자동차나 오토바이 사고를 냈다면, 미성년자라도 당연히 법에 의한 처벌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한다. 이때 재산이 없을 미성년자 본인에게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다면,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은 거의 불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미성년자가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을 때(책임무능력)에는 배상책임이 없고, 미성년자를 감독할 법정책임(부모 등)이 있는 자에게 그 책임이 있지만, 이때 감독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면 책임이 없다.(민법 제752조, 제755조). 대법원은 책임능력이 있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 경우에도 감독의무자에게 책임을 인정한다. ‘사고 당시 18세 남짓한 미성년자가 운전면허 없이 가끔 숙부의 화물차를 운전한 경우, 부모로서는 미성년인 아들이 무면허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보호?감독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여 운전을 방치한 과실이 있고, 부모의 보호?감독상 과실이 사고발생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부모들이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96다15374판결)’라고 판결하였다. 또한 오토바이 사고와 관련 ‘만16세 고교 1학년이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경우, 사고 당시 연령과 수학정도 등에 비추어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변식할 능력은 있었으나, 경제적인 면에서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며 보호?감독을 받고 있었으므로, 부모는 자에 대하여 면허 없이 운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보호?감독을 철저히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 이를 게을리 한 잘못이 있다면 부모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대법원 99다19957)’라고 판결하였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감독의무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미성년자의 부모 등이 감독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사실과 그것이 손해발생과 상당한 정도 인과관계가 있음을 피해자가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녀들이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위 판례와 같은 무면허 사고는 물론 기타 일반적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있어 부모들이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자녀를 믿고, 그들이 스스로 알아서 잘 챙길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도 좋겠지만, 호기심이 많은 반면 판단과 절제력이 부족하다는 특징을 가진 미성년자임을 인식하고, 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