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립 노인전문병원 위탁 과정에서 특혜의혹이 제기되면서 '병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재개정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보령시는 2006년 9월 시립병원 수탁기관을 공모하면서 당초 병원부지와 건축비 등 10억5천만원 상당의 기부채납을 제시했지만 2009년 11월 병원 개원을 앞두고 조례를 개정했다.

수탁자로 선정된 S의료법인의 요구대로 기부채납한 건축비를 시립 노인전문병원을 운영하면서 발생한 이득금에서 찾아 갈 수 있도록 개정한 것이다.

개정된 조례에는 2006년 5월 제정된 보령시립 노인전문병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12조 (회계 및 결산) 3항의 '노인병원  운영으로 생긴 이익금은 노인병원 운영 및 시설개선등에 사용하여야 된다'라는 부분이 '다만 노인병원 신, 증축 등을 위해 수탁자가 사업비를 투자한 경우 그 투자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노인병원 이익금에서 환수 받을 수 있다'고 변경됐다.

이밖에도 병원공사를 하면서 S의료재단에서 자체적으로 부담했다고 얘기하고 있는 토목공사비 5억원을 포함하면 이들이 찾아 갈 수 있는 금액은 총 15억 5천만원에 달한다.

또 2009년 11월 보령시와 S의료재단이 맺은 시립노인전문병원 운영과 관련한 위·수탁 협약서에는 위탁을 취소할 경우 수탁자가 다 찾아가지 못한 건축비를 정산해 주도록 하는 조항까지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S의료재단은 기부채납을 한 것이 아니라 보령시에 일종의 보증금(?)을 내고 병원을 운영하면서 월급을 받다가  위수탁이 종료되면 다시 그 금액을 회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30억원 예산을 들여 노인전문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시내권과 너무 멀어 노인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청라 장산리에 병원을 짓고 의료기기를 구입해 줬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 관계자는 조례 개정 이유에 대해 "2009년 7월 병원공사를 모두 끝마친 상태에서 S의료재단 측에서 2006년 공모당시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기부채납된 건축비등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위·수탁 협약서에 이같은 내용을 명시해 달라며 병원 개원을 연기하고 있어 법률 자문을 거쳐 조례를 개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기부채납과 관련한 부분이다. 시측의 얘기대로 2009년 7월 병원 공사를 마쳤지만 수탁자인 S의료재단이 협약서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 할 수 있도록 넣어 달라며 개원을 하지않아 조례개정을 했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당시 '병원 수탁기관 모집 공고안'와 '시 조례'에 모두 기부채납을 전제로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S의료재단측은 기부채납이 아닌 투자금을 찾아 갈 수 있도록 하는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한 것이다.

또 이런 이유로 병원 개원을 하지 않는다면 그 당시라도 추가예산을 책정해 수탁기관 지정을 취소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수탁기관 선정과 관련 당시 시 집행부의 의지가 반영됐는지 여부다.

과연 수탁기관이 시 집행부와 어떠한 교감도 없이 조례안이나 모집공고 내용과 다른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2006년 6월 시립병원 수탁기관으로 선정된 측에서 부지확보가 지연되는 것을 이유로 한달의 추가시간을 요청했지만 바로 묵살하고 수탁기관 선정을 취소한 경우와 너무 상반되기 때문이다.

한 시민은 "국고의 지원과 시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지자체가 스스로 불이익을 감수하는 조례안을 제출하고, 이를 시의회가 승인했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당시 시 집행부와 시의원들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보령시립노인전문병원과 관련한 의혹해소를 촉구하는 성명서 준비 등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는 45억 5천만원(시 30억원, 수탁기관 15억5천만원)을 투자해 청라면 장산리에 120병상 규모의 시립노인전문병원을 2009년 11월 신축했으며, 현재 S의료재단이 5년간 위탁 계약하고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