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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포기 1만4500원, 농민은 원치 않는다"
[인터뷰] '농민 총파업' 결의한 전농 김영호 부의장
2011년 10월 11일 (화) 15:41:24 심규상 기자 webmaster@charmnews.co.kr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농산물의 트렌드 변화와 대응'이라는 보고서는 농산물이 ▲양적인 불충분 ▲가격변동의 불확실 ▲농약·질병·유전자조작으로 인한 불안전이라는 '3불시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이런 3불시대가 다시 빈곤을 불러오고 식량이 무기화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1970년대 빈곤탈출 이후 30년 넘게 쌀을 비롯한 농산물은 산소와 같이 늘 안전하고 충분한 줄 알고 살았다. 국민들이 값싼 농산물을 안전하게 공급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강력한 저곡가정책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로 인해 농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고, 등골이 휘어지는 삶의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지진이 일어나면 땅속에 있는 개미가 먼저 알고 이동하듯이, 농민들은 농산물의 3불시대를, 불확실한 미래를 먼저 피부로 느끼고 정부에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그 중심에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이 머리띠를 동여매고 있다.
전농은 최근 농민총파업을 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경북, 경남, 전북, 전남, 충남 등 전농산하 각 도연맹들이 이명박 정부의 쌀값 인하 등 농업정책에 항의하는 강력한 투쟁선포식을 열고 있다. 농업위기의 시대 정면돌파를 모색하고 있는 전농 김영호 부의장을 지난 달 28일 충남 예산군 육인농장에서 만났다.

- 전농이 10월 5일 농민총파업을 결의한 바 있다. 내용과 의미가 무엇인가.
"들판에 곡식은 황금색으로 익어가는데 이명박 정부의 농업정책은 노란 현기증을 느끼게 한다. 농민들의 불만도 예전과는 다르다. 정부의 양곡정책만 보더라도 주식인 쌀에 대해 면밀한 수급계획도 없을 뿐만 아니라 생산자인 농민에 대한 정책도 없다. 오히려 쌀생산 농가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고, 아직도 '부족하면 수입하면 된다'는 모자란 말을 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 정부는 물가를 잡겠다며 공공비축미를 매입가의 절반에 방출해 나라의 곳간을 바닥내고 쌀시장을 교란시켜 쌀값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쌀값을 시장원리에 맡긴다고 해놓고 눈꼽만큼 값이 오를라치면 물가주범으로 두들겨 잡는 게 이명박 정부의 농업정책이다. 이에 전농은 상징적으로 10월 5일 전국농민 총파업을 결의했고, 실제로 공공비축미 수매거부운동, 쌀적재투쟁 등으로 320만 농민들의 성난 함성을 들려줄 것이다."

- 어려운 농촌실정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인가.
"확실한 대책이 있다. 농민에겐 생산비를 보장해주고 국민에겐 안정된 가격으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기초농산물을 국가가 수매하는 '국민기초식량보장법'을 제정해야 한다.
국민들은 작년에 배추가 한 포기에 1만4500원까지 치솟는 것을 경험했고, 올해는 500원 이하로 떨어져 농민들이 밭째 로터리치는 것도 봤다. 배추가 한 포기에 1만4500원이 돼서도 안 되고, 500원으로 떨어져서도 안 된다.
이제야말로 국가가 기초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 공급할 수 있도록 '국민기초식량보장법'을 제정해야 한다. 이것이 열쇠다. 앞으로 이 법의 제정을 위해 범농민적·국민적 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다.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에게도, 대통령에 출마하는 사람에게도 약속을 받아낼 것이고, 농민이 직접 정치에 뛰어드는 것도 서슴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농업정책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모든 것을 사다 먹으면 된다는 모자란 인식이다. 배추 한 포기가 1만 원이 넘어섰던 일이 엊그제 일어났듯이 쌀 한 가마니가 100만 원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농산물은 공산품과 다르다. 농민의 땀과 하늘과 땅이 함께 순조로워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국내산이 비싸면 수입해다 먹으면 된다는 생각은 정말 시대착오적인,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인식이다. 농산물 내주고 자동차 득 본다고 했던 한미FTA도 공염불이 됐고, 위키리스크 폭로를 통해 밀실야합 매국협상임이 드러났다. 그래서 오는 6일 한미FTA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다."

-매번 경제가 어렵고 물가가 오르면 물가인상주범으로 농산물이 지목받고 있다. 농민들은 그게 더 억울하다고 한다.
"분명 물가를 올리는 도둑놈은 따로 있는데 엉뚱한 사람한테 몽둥이를 휘두르는 격이다. 길 가는 대한민국 국민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라. 쌀값이 비싸 사먹기 어렵냐고…. 쌀 한 가마(80㎏) 생산비용이 21만 원인데 15만 원밖에 못 받고 있다. 작년엔 12만 원 받았다. 이건 20년 전 쌀값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물가를 잡겠다고 공공비축미를 푸는 등 정말 엄청난 짓을 해가며 쌀값을 떨어뜨리고 있다. 대한곡물협회, 양곡가공협회, 농협RPC 등에 물가안정협조 공문을 보내 '2010년산 쌀을 전년대비 3% 내린 금액으로 판매하는 RPC에게만 벼매입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협박까지 해가며 쌀값 인하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사과도 마찬가지다. 백화점과 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에 직접 포전매입할 것을 유도해 과일값 하락을 부추겼다. 이 때문에 예산농산물유통센터(APC)도 사과원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말을 들었다.
언론도 문제다. 농산물이 조금 올라가는 것 같으면 호들갑을 떨고,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이 자빠질 때는 뉴스감이 되지 않는지 근처도 오지 않는다. 쌀 한가마니면 4인가족 반년 식량인데 이걸 팔아 요즘 애들이 선호하는 운동화 한짝 사기 어렵다.
20여 년 전에 쌀값이 싼 것을 빗대어 '밥 한 끼 값이 다방 커피 한 잔 값'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한참 못 미친다. 그때나 지금이나 밥 한 끼 쌀값은 400원도 안 되는데, 다방커피값은 2000원으로 오르지 않았나. 그런데도 물가인상 주범이 농산물인가? 이건 정부와 언론의 합작 사기극이다. 우리 국민이 실제로 등이 휘어지게 어려운 것은 교육비 때문이고, 기름값 때문이고, 집값 때문이다.
국가부도위기가 와도, 전쟁이 터져도,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것이다. 국가식량안보와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 농민의 안정된 삶을 위해 '국민기초식량보장법'을 반드시 제정토록 할 것이다"
 
<국민기초식량보장법>
 -식량자급률 50% 목표설정 명시/ (현재 지급율 26%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에 관한 사항/ (쌀, 보리, 밀, 콩, 옥수수는 국가기관이 직접수매 및 비축)
-주요 채소와 과수, 축산의 경우 가격 상하한제 도입/  (생산비 보장, 가격안정 효과)
-저소득층에 대한 먹거리 현물 지원계획 수립에 관한 사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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