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앞바다에 주꾸미와 갑오징어를 잡기위해 낚시꾼들이 북적이면서 낚시배를 운항하는 선주들은 함박 웃음을 짓는반면 어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시에 따르면 베테랑 낚시꾼은 하루에 주꾸미 200~300수 이상을 기본으로 잡아 올리고 낚시방법을 몰라 해매는 초보자도 30~40마리를 넉넉히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이 뉴스등을 통해 보도되면서 보령 앞바다를 찾는 낚시객도 그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주말이면 최소 2주정도 전에 예약을 해야 낚시배를 예약 할 수 있다.

주꾸미는 3~4월에 잡히는 것들이 알이 꽉 차 맛이 좋지만 봄 산란철이 되면 소라 껍데기 등의 은폐물 속에 몸을 숨기는 습성이 있어 봄에는 소라껍데기 통발로 잡고, 가을에는 낚시로 잡는다.

낚시객들의 입장에서야 고기를 많이 잡는 것에서 손맛과 즐거움을 느끼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고기잡이가 주업인 어민들의 마음은 편하지만은 않다.

낚시객들이 아주 작은 어린 주꾸미까지 잡아가면서 내년도 봄철 주꾸미 잡이에 영향을 미쳐 올 봄 처럼 주꾸미 가격이 폭등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물론 지난 봄 주꾸미 가격 폭등이 순전히 가을철 낚시객들이 어린 주꾸미까지 다잡아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상 기온으로 인한 수온 변화와 유류비 급등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 어획량이 들쭉날쭉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고데고리라는 저인망으로 뻘바닥을 모조리 훑어버리는 불법어로 행위와, 일부 어선들이 그물코 크기를 줄여 1~2센티미터 크기의 치어들마저 멸치그물로 모조리 포획해버리는것도 봄 철 주꾸미 가격 폭등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주꾸미가 많이 잡히는 것에 대해 "주꾸미는 산란철인 4~5월에 많이 잡히는데 지난 봄에는 수온이 낮아 많이 안 잡혔다"며 "봄에 안 잡힌 주꾸미가 새끼를 낳아 요즘 잘 잡히는 것으로 추정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민들의 걱정은 끊이질 않고 있다. 저인망이나 멸치잡이 그물로 주꾸미 치어까지 잡는 것은 다른 지역 얘기일 뿐 보령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며, 직접 바다에서 생활을 하는 어민들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어민들의 경우 주꾸미 뿐 아니라 다른 어류들도 크기가 작은 치어의 경우 놓아주는 것이 일상화 됐지만 재미를 위해 찾는 낚시객들에게 이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천북에서 작은 어선으로 어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44)는 "어민들의 걱정이 기우일 수도 있지만 아주 작은 주꾸미까지 잡아가는 낚시객들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시나 낚시어선 선주들이 낚시객들에게 어린 고기는 잡지 말고 놓아줘야 한다는 것을 계도라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다"며 "향후 어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낚시어선 선주들을 상대로 너무 작은 고기는 잡지 않도록 계도 하는 등 조취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