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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익는 마을의 책읽는 소리]영원한 현자, 소로우와의 만남 上
임명옥 (보령 책 익는 마을 회원)
2011년 10월 05일 (수) 16:11:21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방문객이 되어 길을 떠나다
나는  방문객이  되어  그를  만나러  길을  떠난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그를  방문하려  했을 때 사실 내 마음은 덜컹거리거나 삐걱거리고 우글우글 끓거나 오글거렸다. 안일함을 추구하는 자아와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는 자아가 만나서 갈등하고 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전히  깨어  있는  삶과  본질적인  삶을  추구했으며,  말과  글로써  만이  아니라  실천적인 삶을 살다 간 그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월든 호숫가로 이끌었다.

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고 세속적인 의미에서 성공이라 여겨지는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지만, 모험과 실험 정신을 가지고 도전과 위험으로 가득 찬 인생길을 선택했다. 극심한  고통과  근심,  과도한  노동에  마음을  빼앗긴  이웃들에게  그리고  집의  노예,  재산의 노예, 일의 노예로 사는 사람들에게 자급자족과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또 하나,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 직면해 보기 위해서 그는 자신의 고향인 월든 호숫가에 집을 짓고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햇볕이  화사하게  내리쬐어  만물을  회생시키는  이  최초의  봄날  아침,  숲으로  들어선  나는 월든 호수 근처에서 개구리와 거북이의 마중을 받는다. 월든 호수는 웅장하지는 않지만 수수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데 그의 묘사대로라면 여름날 청명한 날씨에는 청색빛, 폭풍우가  부는  때는  청회색빛,  사방이  눈으로  덮였을  때는  초록빛을  띤다.  호수에는  강꼬치고기, 메기, 퍼치, 피라미, 황어, 기름종개, 송어, 장어가 서식하고 봄과 가을에는 물오리와 기러기가,  여름에는  횐가슴제비가  물살을  가르며  날아오른다.  소로우에게  월든  호수는  신과  천국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가장 숭고하고 친밀하며 가장 아름답고 표정이 풍부한  지형이자 대지의 눈이다.
 
소로우, 월든 호숫가에 집을 짓다
소로우는  1845년  3월 말 경 그의 나이 스물여덟 살 때 미국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 마을에 통나무로 오두막 한 채를 지었다. 도끼 한 자루를 빌려 들고 월든 호숫가의 숲 속으로 들어가 혼자 힘으로 봄과 여름 내내 집을 지었다. 숲에 있는 호두나무와 소나무를 자르고 베고 깎는 일은 그에게 즐거운 노동이었다. 기둥과 서까래를 다듬고 굴뚝을 만드는 일은 그에게 재미있는 놀이였다. 점심으로 그는 버터 바른 빵을 싸 갔는데 송진이 묻은 손으로 만진 빵에서는 소나무 향이 풍미를 더 했을 것이다.  28달러의 비용으로 거주할 공간을 완성했는데, 그 비용은 그 당시 하버드 생이 학교에 내야 할 일 년 치 월세보다 더 싼 비용이었다. 즉, 소로우는 적은 돈으로 평생 살 수 있는 집을 지을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나는 그의 오두막 집 문을 두드린다. 그는 노동으로 다져진 건강한 신체와 건전한 정신이 가져 오는 맑으면서 풍부하고, 깊으면서도 예리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진지하면서도  신중해 보였는데,  아무 예고도  없이 찾아 온 방문객을 성의껏 맞아 주었다. 그의 집은 폭이 약  3m, 길이가  4m  50cm, 높이가  2m  40cm 정도로 몇 사람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의 작고 아담한 크기이다. 집 안에는 탁자 하나, 침대 하나, 의자 세 개, 책 몇 권, 그릇 몇  개 정도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벽난로를 놓았고 창문과  출입문이 있다. 소로우에게 주거 공간이란 기본 요건만 갖춘 간소한 집을 의미한다. 살아가는 데 필수품인 것들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그릇이 몇 개 없으니 찬장이 필요 없고, 옷도 몇 벌 없으니 장롱도 필요 없다.

탁자는  책상이자  식탁이고,  집은  거실이자  침실이자  부엌이다.  커튼은  자연이  만드는  채광이 있으니 필요 없고, 창문을 통해서 사계절을 느낄 수 있으니 그림이 필요 없고, 자고 일어나면 온 숲 속에 울려 퍼지는 새들의 노랫소리로 음악이 필요 없다.   나는  그가  마련해  준  의자에  앉는다.  그의  집에는  의자가  세  개인데  하나는  고독을  위해서, 두 개는 우정을 위해서, 세 개는 사교를 위해서, 라고 그는 설명해 준다. 나는 그가 새벽마다 근처 샘가에 가서 떠 왔을 물 한 잔을 대접받는다. 물이야말로 현명한 사람들을 위한  유일한  음료라는  생각이  소로우의  오두막집  음식문화이다.  술은  그다지  고상한  음료가 아니고 아침의 희망을 한 잔의 뜨거운 커피로 꺼버리고 저녁의 희망은 한 잔의 뜨거운 차로 꺼버리기에 커피와 차도 불필요한 음료라는 게 소로우의 덧붙여진 설명이다.

하루에도  몇  잔씩  커피를  즐기는  나로서는  무색하고  난감해질  수밖에  없는데  기호식품은 생필품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본질을 직면하고자 하는 그에게 기호식품은 사치품일 텐데, 나로서는  “이것마저 포기해야 해요?” 라고 묻고 싶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물은  맑고도  향기롭다.  자연과  숲이  물속에서  교감하고  체화되어  순수함을  만들어 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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