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주말은 추석이 함께 있는 연휴이다. 연례행사처럼 민족의 대이동과 더불어 맞이하는 민족의 큰 명절이다. 남과 북은 물론 그리고 중국의 연변 조선족을 비롯한 해외동포들도 함께 즐기는 기다려지는 명절이다. 추석은 가배, 가위, 한가위, 중추절로도 불리운다.

가배의 어원은 ‘가운데’라는 뜻을 지닌 것으로 본다. 즉 8월15일은 대표적인 만월명절이므로 이것을 뜻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삼국사기에 의하면 진편에서 이긴 편에게 잔치를 베풀어 ’갚는다‘는 뜻에서 나온 것으로 유추된다. 옛 문헌에는 추석이 가락국에서 나왔다고도 했는데 가윗날은 우리의 고유한 명절로 오래전부터 내려왔음을 뜻한다. 이는 정월대보름의 예축적 의례와 서로 의미가 통한 수확경축적 의례라 하겠다. 추석은 지역별로 다양하고 풍성하며 다채로운 민속들이 나타난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송편, 시루떡, 인절미, 박단자를 추석음식으로 꼽았는데 송편은 추석의 대표적인음식이다. 송편을 예쁘게 잘 빚어야 시집을 잘 간다하여 여성들은 예쁜 손자욱을 내어 반월형의 송편에 꿀, 밤, 깨, 콩을 넣어 맛있게 쪄냈으며 솔잎을 깔아 맛으로만 먹은 것이 아니고 후각적 향기와 시각적인 맛도 즐겼다. 추석엔 무었보다 오곡이 풍성하므로 다양한 음식이 철에 맞게 나온다.

추석은 기다려지는 명절이다.
밤,대추를 비롯한 온갖 먹을 것이 풍성하고 고향에 찾아오는 일가친척들의 만남이 반가웠다. 무엇보다도 추석빔으로 불리우는 새 옷으로 몸단장할 수 있어 좋았고 세배 후 쥐어주는 용돈은 어릴적 최대이자 유일한 금전적 수입원이었다.

추석은 설날, 한식, 단오와 함께 예전 4대명절의 하나이다 세시명절의 위상은 근래까지 이어졌다. 우리의 세시풍속이 농경의례로써 농사라는 생업과 직결되어 있던 만큼 산업사회이후 공업이 생업의 중심이 되면서 농촌사회가 변화하여 세시명절이 약화되기 시작했다. 추석역시 전통적인 성격이 퇴색하여 차례와 성묘하는 날로 축소되었지만 국가공휴일로 지정되어  나라의 큰 명절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월농부, 팔월신선’이라는 말이 있다. 오월은 농부들이 농사를 잘 짓기 위해 땀을 흘리면서 등거리가 마를 날이 없지만 8월은 한해 농사가 다 마무리된 때여서 봄철 농사일로부터 힘을 덜 들이고 일을 해도 신선처럼 지낼 수 있단 말이니 그만큼 추석은 좋은 날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속담처럼 추석은 연중 으뜸 명절이다. 특히 농촌에서 가장 큰 명절이니 오곡이 익는 계절인 만큼 모든 것이 풍성하고 즐거운 놀이로 밤낮을 지내므로 우리 모두가 이날처럼 잘 먹고 잘 살았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추석을 준비하기 위해 연례행사로 조상의 산소를 돌보는 벌초작업이 추석 전에 이뤄진다. 예초기 사고와 벌에 쏘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벌초 때문에 추석을 앞둔 주말에도 추석 못지  않은 이동과 교통체증이 관행이 되었다 도시에 있는 서민들은 고향을 찾기 위해 멋과 치장을 부려 고향을 찾곤 했다. 돈벌이가 시원챦거나 실직자인 경우도 세탁소 양복을 빌려 입고 구두에 번쩍 광을 내어 귀향하는 경우도 더러 보았다. 추석명절 당일의 서울(대도시)은 쓸쓸하고 외롭다. 필자도 경험해 보았지만 모두가 귀향한 서울은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적막하다.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외로움과 쓸쓸함, 음식을 사먹을 곳도 없는 처량함이 있다. 그래서

추석엔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떠나 고향을 향한 마음으로 설렐 수 밖에 없다. 
올 추석은 유난히 절기가 이른 감이 있다. 

평년보다 열흘 이상 빨라 제때 수확하지 못한 농산물로 인해 농산물 부족이 심각할 전망이다. 따라서 햇 곡식,햇 과일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너무 많은 비가 내리고 일조량 부족으로 각종 병충해가 기승을 부려 작황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매년 차례상에 빠짐없이 올렸던 햅쌀로 지은 밥은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농산물과 과일값의 폭등으로 추석선물 시장엔 농산물 선물수요가 감수할 예정이다. 우리 보령의 특산품인 조미김의 수요가 확대되고 추석선물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일까? 추석답지 않은 추석이 염려가 된다.

도시와 달리 지역은 아직도 많은 지역이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쌀재배면적도 급감하고 농업인구도 급속히 줄고 노령화 되고 있다. 농업이 약화되면 우리지역(보령) 산업기반의 약화를 초래한다.

그래도 아직 추석은 우리에게 훈훈한 명절일 수 밖에 없다. 마을마다 기관단체마다 귀향환영 현수막이 어김없이 나부낄 것이다.

농축산물로 추석선물을 선사하여 따뜻한 추석을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자연재해와 병충해에 흉작을 기다리고 있는 농민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함께하는 추석을 만들자.
 매년 해오는 독거노인을 비롯한 불우이웃을 돌보는 봉사도 함께 나누며 지역을 생각하는 나눔의 추석을 만들면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