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예산제도란 시·군·구와 같은 행정부에서 예산안을 편성할 때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예산안을 편성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정하는 것이다. 주민참여예산제도실시 이전의 예산안 편성은 행정부의 독점적 권한이었고 진행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참여예산제가 시행되면 주민의견이 예산편성에 반영돼 투명한 절차로 통해 예산이 편성된다.

참여정부때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정책적으로 시행되는 국가의 권고중의 하나였다.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지방재정법 제39조(시행령46조) 개정에 따라 오는 9월9일까지 전국자치단체장은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를 의무적으로 제정, 시행하여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자치단체에는 재정적 행정적 조치가 있을 예정이다. 즉 지방교부세 감액 등의 재정패널티를 받게 되며 그 책임에 따른 비난의 화살은 지자체집행부와 의회로 날아가게 돼있다.

 참여예산제 도입이 법으로 강제되면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시·군·구)는 참여예산제 운영조례안을 제정하고 설명회, 공청회를 열며 주민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앞다투어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안)을 제정하고 있다. 참여예산제도에 특별한 정답은 없다. 참여예산제도 초창기의 시행지역인 광주시 북구의 예를 보면, 지역회의를 두고 각 동의 전체주민들이 모여 의견을 수렴한다. 그런 뒤 지역회의에 속한 인원 중 3명 정도가 구 전체의 참여예산시민위원회에 참석해 수렴되는 의견을 반영한다. 또 이 전체적인 시스템을 보완, 연구하기위해 참여예산연구회가 있다. 참여예산연구회는 전문가들이 모여 주민들의 의견수렴과 반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이 세 가지 기구로 수렴된 의견은 집행부의 간부와 참여예산위원들이 함께 모여 참여예산협의회를 개최하고 주민참여예산을 편성한다.

 현재 주민참여예산제운영 조례제정의 현황은(7월말기준) 전국 244개 시군구중 184개 시군구가 조례제정을 완료했다(75.4%). 그런데 유독 충남은 17개 시·군중 8개 시군이 조례를 제정해(47.1%) 부산 다음으로 더딘 행보를 하고 있다. 충남에서는 천안시가 지난해부터 “주민참여예산 어떻게 도입할것인가?” 라는 토론회를 시작으로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을 위한 방향모색을 고민해왔고 토론회 결과에 따라 지역사회의 구체적인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천안시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을 위한 추진단”을 구성한 후 정책토론회와 추진단회의를 거쳐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안)’을 마련했다.

다만 의회와 집행부가 대립각을 세워 별도의 조례안을 제출해 부결될 전망이지만 천안시는 위원회등 신설기구에 대한 운영주체의 입장에서, 시의회는 시의회의 권위와 시민단체를 의식한 점에서의 대립이므로 소통을 통한 양보속에서 해결책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슬기로운 판단이 기대된다. 아산시도 두 개의 조례안이 상정돼 있다. 부결전망이 높지만 정당간의 이견으로 정당토론회도 제안되는 등 주민참여운영조례제정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방자치(주민자치)는 세계적인 대세이다. 지방자치, 주민자치는 의식적 제도적으로 정치선진국 일수록 활발하다.

우리의 지방자치가 예산권 등이 중앙정부에 귀속된 짝퉁제도로서 위로부터의 개혁이 선결과제이나 아래로부터의 개혁 즉 풀뿌리변화(민주주의)의 꽃이 주민참여예산제이다. 그래서 고도로 성숙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은 주민참여예산제가 올바른 과정과 주민의 참여속에 적극적 제도로 시행되어야 할 이유이다.

 보령시의 주민참여예산제 시행의 진척은 어느 정도일까?

 보령시도 민선5기들어 지방재정법 일부개정법률에 근거해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제정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보령시의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는 8월29일부터 시작되는 보령시의회 임시회 의사일정에는 계획이 없다. 법적기한도 지키지 못하는 것이다. 보령시와 의회가 주민참여예산제를 달갑잖은 제도로 여긴다고 밖에 볼 수 없다(앞에 언급된 의원 간담회 내용처럼 예산편성권과 심의권을 침해하는 수준으로 이해하든가, 주민참여예산제를 불필요한 것으로 몰이해하는 권위주의 의식의 표출이든가). 그러나 회기중에 제출된다 해도 졸속일 수 밖에 없다. 주민참여예산제의 핵심은 제도의 시행도 중요하지만 단어속에 묻어있는 “주민참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설문조사, 인터넷참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나 시간에 쫓겨 형식만 갖추지 않을까 우려된다.

 결론적으로 보령시 주민참여예산제 시행에 따른 조례제정의 과정을 전 시민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하여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으로 만들면 좋을 듯 싶다.  타 시군보다 생각이 부족해 늦게 시작한다면 좀 더 치밀하고 취지에 맞게 완결된 모습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변명을 하면 되지 않을까? 

 훌륭하고 모범적인 보령시 주민참여예산제 시행 및 운영조례 제정과정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길 주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