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은 한반도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58년이 되는 날이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사상자를 낸 참혹한 전쟁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날이다. 아직 한반도는 전쟁상태라는 표현과 같다. 따라서 우리는 진정한 평화를 실현하지는 못하고 있다.

남과 북은 6.25 전쟁 후 서로 다른 체제를 구축한 후 상호체제의 공고화를 위해 적대적 태도를 지켜왔다. 그 결과 사회제도는 물론 문화, 관습, 언어 등 민족의 동질적 요소들이 갈수록 이질화 되고 있다. 종교, 학술, 문화, 스포츠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서로 교류협력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허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통일을 향해 순항하던 분위기가 금강산 총격사건, 천안함 침몰, 연평도사태 등으로 냉각되면서 통일의 희망이 절망으로(고령의 이산가족들에겐 더욱 그러하다) 변하고 있다.

대표적인 남북화해교류 협력 사업인 금강산, 개성 관광사업은 2008년 7월부터 현재까지 잠정중단상태이며, 향후 남북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된 후에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전(전쟁의 일시적 중단상태)후 남과 북은 적대적 긴장관계를 지속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체제안정을 위해 상호 소모적 군비 확장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고 방위비분담율이 지나치게 높아 민족경제의 발전은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대결의 지속은 자주적 평화통일의 길을 멀게 하는 원인이다. 전쟁과 대결을 자양분 삼아 민족 구성원의 자주권, 생존권 민주적 권리들이 유보되고 파괴되는 과정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 정전 협정은 남쪽에서는 미군 주둔과 한미 동맹의 공고화를 지속하고 있다.

24일 경북 칠곡에 고엽제 드럼통을 매립했다고 폭로한 전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씨와 임진강에 고엽제를 방류한 사실을 밝힌 필 슈튜어트 씨(전 미군대위)가 동반 입국했다. 이들은 29일까지 머무르며 기자회견등을 통해 고엽제 매립에 대한 증언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들의 증언이 아니라도 주한 미군의 기지와 훈련장 주변은 보령의 암마을과 같이 온갖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본국으로 가져가지도 못하는 독극물을 이 땅에 불법으로 매립하고 휴전선 일대에 뿌렸다는 사실은 미국이 우리 국민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또 분명한 범죄 행위임에도 제대로 진상을 규명하지도, 책임자를 처벌하지도 못하는 현실, 매립 당사자(범죄행위자)가 사실조사의 당사자로 나서는 현실은 한미 동맹의 불평등성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은 불평등한 소파(SOFA)와 한미 동맹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표현된 사건이다. 지난해 연평도 사태는 한반도의 정전상태가 매우 불안정하고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의해 전면화된 대북 심리전으로 인해 군사분계선, 해상분계선 일대의 충돌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고 있다. 전쟁의 참화는 더 이상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전쟁은 첨단화된 현대의 무기속에서 서로의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공멸을 가져 올 뿐이다.

민족간의 이질적 요소를 봉합해야한다. 공존 공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민족번영의 길, 통일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다행히 22일 남과 북 6자회담 수석대표가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서로 만났다. ‘남북비핵화회담-북미접촉-6자회담 재개’라는 6자회담 재개 3단계 프로세스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로 인해 북미 대화와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지는 순서로 속도감 있게 진행 될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6자회담과 남북대화가 맞물려있는 현재구조에서 이 같은 흐름은 한반도 평화를 향한 남북관계의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과 북이 가야 할 길은 평화의 길밖에 없다. 그것만이 민족의 장래를 밝게하는 길이다. 대결과 긴장을 벗어나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전쟁상태(휴전:일시적 전쟁 행위 중지)를 끝내야 한다. 휴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항구적 평화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만 통일의 길이 열릴 수 있다.

잠시 화제를 신흑동 암마을 ‘갓배마을’로 옮겨보자. 갓배마을 암환자의 발생원인이 미군부대 주둔 때문임이 유력함에도 아직도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주민대책위원회가 수차례 진상규명을 요구하였지만 보령시와 보령시 의회의 미온적 자세는 부끄럽기만 하다. 암마을의 진상규명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진상규명을 통해 진실과 화해를 찾아야 한다. 그것은 주민과 보령의 미래를 위한 평화의 길이다 신흑동 암마을, 공군사격장의 문제와 관광보령은 양립과 병존에 어려운 해법이 있다는 사실을 보령시도 잘 알 것이다.

전쟁과 휴전으로 인한 미군 주둔기지 주변의 폐해를 평화적으로 복구하고 민족평화의 길에 보령시도 함께 기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