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임대업. 건물 소유만으로 편안하게 수익이 보장되는 괜찮은 사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계약이란  상대적인 것, 임차인을 잘못 만난 임대인이 뜻하지 않게 곤혹을 치르는 경우도 많다. 보증금이 없거나 보증금 전액이 월세에 충당된 상태에서, 월세까지 연체한 임차인(세입자)이 갑자기 행방을 감출 때도 있다. 문은 잠겨있고, 쓸모없는 가재도구만 남긴 채 소식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임대인 입장에서는 막연히 기다릴 수도 없고,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 임의로 물건들을 치워버릴 수 없어 답답할 것인데, 이 문제에 관해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주택이나 상가 임대차는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우선 적용되지만, 기타 사항은 민법의 임대차(제618조-제654조)규정이 적용된다. 위 경우 임대인이 문을 열고 들어가 짐을 정리하여 적당한 방법으로 보관하다가 돌려주면 되는지를 묻는 경우가 많은데 위험한 생각이다.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치울 경우, 임차인이 주거침입죄로 고소를 할 수 있고, 사소한 물건이라도 없어진 경우 자칫하면 절도죄 혐의까지 받을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불편하겠지만 민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 

임차인이 2회 이상 월세를 연체하면, 임대인은 이행의 최고 없이도 계약을 해지 할 수 있어, 즉시 임차인을 상대로 건물명도와 함께 명도 할 때까지 월세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설사 임차인이 행방불명인 상태라도 관할법원 게시판에 공시하는 공시송달(민사소송법 제194조) 방법으로 소송을 진행하여, 임차인의 출석 없이도 승소판결을 받을 수 있다. 승소판결이 확정된 후 관할법원 집행관에게 건물명도 강제집행신청을 하면 집행관이 잠긴 문을 풀고 들어가 명도집행을 하게 된다. 이때 명도집행신청과 함께 임차인이 두고 간 물건에 대한 경매신청을 하면 매각대금에서 연체 임대료를 회수할 수 있다. 만일 임대인이 매수한다면 매수대금과 연체된 임대료를 상계하는 방식으로 정산할 수 있어 명도와 물건처리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다소 금전적인 손실은 있겠지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된다. 

위 방법 외에 임차인 물건 등을 공탁소에 보관(민법 제488조)하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 경매 등 방법으로 매각해 돈을 공탁하는 방법(민법 제490조)도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절차가 복잡해 실무에서는 이용되고 있지 않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신속?간편하고 비용이 들지 않는 방법을 기대하겠지만 그런 묘수는 없다. 불편하더라도 가능하면 원칙적 방법을 택할 것을 권하고 싶다. 사적 집행 후 행여 임차인이 나타난다면 민?형사상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 발생이 예상되는데, 책임을 전제로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