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실시된 민선교육감 선거의 주이슈는 '친환경 무상급식'이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우리 농산물을 차별없이 전체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친환경 무상급식의 핵심은 친환경우리농산물 공급, 무상급식, 직영급식이다.

그동안 단체급식에서 여러차례 식중독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많은 부분이 학교급식에서 발생했는데 수도권의 대다수 학교는 농어촌 소도시와 달리 위탁급식이 이뤄지고 있다.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에서 광우병 촛불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얼굴있는 먹거리를 찾는 국민들의 요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10대 산업에 친환경 먹거리가 포함된다. 특히 학교급식은 친환경 먹거리에서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큰 계획된 시장이다. 전체 농산물의 10%에 달하는 4조원대의 시장이다. 친환경 무상급식의 경로는 앞으로 공공급식으로 전환되면서 가격과 수량을 사전에 판단 계획 할 수 있다. 그것은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마련해 줄 수 있다. 친환경 학교급식운동은 아이들에겐 건강을, 농민에겐 희망을 줄 수 있는 소중한 일이다.

문제는 단체급식시장을 대기업이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 애버랜드, 현대푸드 시스템, 신세계 푸드, CJ프레시웨이 등 대기업계열의 단체급식 회사가 시장 규모의 약 29%를 차지하고 있다. 주로 기업체, 정부기관, 연수원 등의 급식을 운영하고 중소기업이나 개인업체는 학교급식을 대상으로 한다. 기업은 순이익을 늘리려고 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늘리려 한다. 즉 식자재를 대규모로 수입해 그 쇠고기가 어떤 고기인지, 그 나물이 어디서 재배됐는지 그다지 상관하지 않게 된다. 초기에 단체급식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입에발린 소리로 홍보에 열을 올리겠지만 비용을 줄인다는 문제는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기업의 생존전략인 것이다. 따라서 학교급식에서 어떤 재료를 사용 할 지 모를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농촌살리기로 연결이 되며 곧 국가 경쟁력이 된다. 대규모의 유통은(식중독을 포함한) 대규모의 위험을 안게된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해 재배지 직거래 형식이 강화된다면 대규모의 위험은 거의 없다(재배 규모가 적으므로). 친환경 무상급식은 재배지의 해당학교에서 보다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방문하고 친교하면서 아이들이 재배의 즐거움을 이해하는 현장학습이 될 수도 있다. 동시에 재배되는 작물의 검사도 이뤄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해선 그에 걸맞는 조례가 지자체(광역, 기초)별로 제정돼야 하지만 충남도의회에 발의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는 반년 넘게 표류중이다. 도 집행부와 도의회는 친환경 학교급식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해선 학교 자체적으로 추진되는 소규모 납품 조달 방식을 지역단위 통합 조달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바로 학교급식 지원센터를 통해서이다. 다행이 충남도는 지역 순환 농산품체계 구축을 목표로 각 지역의 지리적 여건과 학교, 학생수 등을 감안해 충남을 4~5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학교 급식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충남도내 최초의 학교급식센터가 지난 3월 당진에서 개소됐다. 당진에 개소된 학교급식센터는 전국 최초로 학교급식에 소요되는 농수축산물을 비롯한 전 식자재를 일괄 공급하고 있다.(타 지역에서는 대부분 친환경  농산물 위주로 학교급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전국의 지자체 급식 관련 담당자들이 당진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보령시도 충남도의 계획에 따라 청얀, 서천, 부여지역과 하나의 학교급식 지원센터 권역으로 묶여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보령시에서는 아직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에 관한 로드맵이 없다는 것이다. 친환경 농산물의 수요도 절대적으로 모자라지만, 중앙정부와 충남도의 지침과 예산이 허락할 때 까지 기다리는 양상이다.

"기왕 하려거든 빨리 준비하는 것이 낫다"

대권을 바라본다는 어느 정치지도자는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의 친환경 의무급식 즉시 시행을 반대하며 이상한 주민투표를 서두르고 있다. 주민투표에는 약 180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한다(이 금액은 추가로 소요될 급식비의 절반에 해당되며 충남도 본청 학교급식 예산의 추경부분 170억에 육박한다). 밥 문제로 거금을 써가며 주민투표를 하자는 서울특별시의 이상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주민투표의 주인공은 친환경 무상급식운동을 포퓰리즘이라고 폄하한다. 많은 국민들이 기득권과 탐욕을 사수하기 위한 자기 합리화임을 모를리 없다.

지난 달 24일 친환경 무상급식에 제동을 걸려고 주민투표를 시행한다는 서울의 이수초등학교 학생들이 우리고장 청라에 와서 '가족과 함께 하는 농촌체험학습'을 실시했다. 감자를 캐고 쪄먹으며, 우리 농산물의 우수함과 농촌사랑을 배우고 갔다. 보령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와 자매결연을 맺고있는 이수초등학교 학생들의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게 느껴진다.

보령시도 이제는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계획을 짜내야 한다. 남 하는 대로만 있다가 중간만 가면 된다는 생각은 그동안 너무 많이 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