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아찔한 장면을 목격했다. 자녀를 등교시키기 위해 초등학교 앞에 정차한 차에서 어린학생이 내리는데, 운전석에는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앉아있었다. 그때 핸들 위에서 애완견 한 마리가 다리를 곧추 세우며 운전석 여자에게 달려들며 재롱을 부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녀가 차에서 안전하게 내리는지 주의할 겨를도 없이 여자는 애완견에 정신이 팔려있는 듯했다. 저런 모습으로 사랑스런 자녀를 태우고 복잡한 아침 등교 길 도로를 달려 차를 몰고 왔다는 것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애완동물에 대한 선호는 각자의 주관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애견인이 있다면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덩치가 큰 위협적인 맹견이라면 선호에 상관없이 대부분 두려워 할 것이다. 길에서 목줄도 매지 않은 채 맹견과 함께 다니는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는데, 타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사육되는 동물은 먹이를 주는 주인에게는 온순하겠지만, 낮선 사람들에게는 동물적 본능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으로 종종 동물관련 민?형사상 법률적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에 관하여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길을 가는데 갑자기 개가 달려들어 물어 상처를 입었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근거가 있을까? 민법 제759조는 ‘동물의 점유자는 그 동물이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동물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 그 보관에 상당한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동물을 보관하는 자도 점유자와 같은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개를 점유한 자 또는 관리인이 보관상에 상당한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았음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야 할 것이다.

개가 갑자기 어린 자녀를 물려고 달려들고, 이에 놀란 아빠가 위기를 면하기 위해 몽둥이로 개를 때렸는데 죽었다면, 아빠는 재물손괴죄로 처벌 받아야 할까?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등을 손괴 등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이 경우 아빠의 행위가 딸에게 닥친 현재 위난을 피하기 위한 상당성이 인정되는 긴급피난(형법 제22조) 행위라면 처벌되지 않을 것이다.    

글머리에 언급한 것처럼 운전대에 강아지를 앉히고 운전하다 교통사고가 났다면 어떤 불행들이 예상될까? 한사람의 부주의로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고, 본인은 물론 사랑스런 자녀의 생명과 신체도 위험에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과 관련한 과실비율 판단에도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다. 사고 발생 후 울고불고 후회한들 어쩌겠는가? 배려하는 마음은 스스로 나를 보호하는 지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