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법률문제와 관련해 많은 상담을 하고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공통 질문은 법절차와 관련한 처리기간에 관한 것이다. 특히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얽힌 사건이라면, 급한 마음에 수사나 재판의 진행이 늦다며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이 많다. 행정기관은 민원업무에 관한 각 민원별 처리기한을 명시하고 있어 결과의 시기를 예측할 수 있지만,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이런 점에서 다소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이하 수사기관과 법원의 사건처리기간에 관한 규정을 살펴보기로 한다.

형사사건의 고소와 고발은 서면이나 구술(말)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경찰서 등)에게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37조). 사법경찰관이 고소나 고발사건을 수리하여 범죄를 수사할 때에는 수리한 날로부터 2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여야 하고, 이 기간 내에 완료하지 못할 경우에는 관할 지방검찰청 또는 지청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 제39조). 사법경찰관이 고소나 고발을 받은 때에는 신속히 조사하여 관계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하고(동법 제238조), 이를 받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게 된다(동법 제246조). 모든 고소와 고발사건은 검사에게 송치되어야 한다. 검사만이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가 고소나 고발에 의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고소 또는 고발을 수리한 날로부터 3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여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동법 제257조). 위 법규정만 보면 3개월 이내에 수사가 종결되어 형사재판에 회부되어야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이 3개월은 강제성이 없는 지켜지길 바라는 훈시규정인데, 사건 관련자가 다수이거나 복잡한 사건이 허다한 실제 사정을 고려한다면 처리기간을 획일적으로 정할 수 없다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민사소송에서 사건의 종결은 법원의 종국판결의 선고에 의하는데, 판결은 소송을 제기한 날로부터 5개월 이내에 선고를 해야 하고, 항소심이나 상고심에서 판결은 기록을 받은 날로부터 5개월 이내에 선고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199조). 이 규정도 역시 훈시규정이다. 

본인이 제기한 민?형사 사건처리가 지연된다고 판단되면, 해당 수사기관 이나 법원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사건 진행상황과 지연이유 등을 정확히 파악하여,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스스로 챙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모든 사건에 당사자들의 조급하고 걱정스런 마음이 담겨있지만, 사건처리기관들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사건들은 법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일상적인 업무일 뿐이다. 당사자가 아무리 서둘러도 사건은 나름대로의 질서와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사건에 임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