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민족 축구문헌재료에는 1937년 8월초에《전만도시대항 겸 동양 축구대회》에 출전할《만주선수 선발대회》가 신경(지금의 장춘시) 남령경기장에서 진행되었다. 경기에는 대련팀, 길림, 간도, 신경, 삼강, 룡강, 봉천(지금의 심양시), 할빈 등 팀과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간도팀은 모든 적수를 누르고 최후로 강팀인 대련팀을 3:0으로 꺽고 거듭하여 만주 축구계에서 우러러보는 강호로 확인받았다.

뿐만아니라 중간방어수(하프)로 활약한 박익환의 축구기술은《만주국》축구계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유망한 선수로 인정 받았다고 적었다. 박익환의 친형 박주환(별호, 호랑이)도 전만주국 국가팀 주력선수로 전만주국과 한반도에 으름을 떨쳤다. 형보다 볼을 더 잘 차 온 박익환은 축구 명장으로 되려는 큰 뜻을 품고 넓은 축구무대를 찾아 국내로 들어왔다. 국내로 들어와 공을 찼던 학교는 부전(고려대학)이였다. 볼을 잘 차는 것을 알게 된 연전(해방후 연세대학으로 개칭됨)에서 인츰 그를 스카우트하였다.

남달리 축구의식이 높은 박익환은 돌파능력이 강하고 드리블이 좋은데다가 가동작이 민첩하여 문전 슛이 준확하여 득점 성공률이 높았다. 게다가 두 날개(공격수)한테 주는 공패스는 자로 잰듯한 축구기술로 하여 한반도와 일본 등 많은 경기에서 축구계와 팬들한테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따라서 그의 명성은 날로 높아갔다.

그 당시 한반도 강한 축구팀들로는 함흥축구팀, 평양구팀, 경성(서울)팀, 연세대학, 고려대학 등 팀이었다. 이런 팀가운데서 우승팀이 세계대회에 나갈 수 있었다.

1940년 5월 2일 경성운동장에서 개최된 전 일본축구선수권 대회에서 박익환이 소속된 연세대학은 경성구락부(서울)을 6:0으로 압승하여 서울을 대표하여 조선예선 대회에 출전하게 되였다. 이해 5월 18일에 개막된 제4회 조선축구선수권대회 결전 일본 축구선수 파견 선발전에서 강팀인 평양축구단을 맞아 격돌 끝에 3:2로 격퇴했다. 조선반도의 최강을 자랑하는 함흥축구단은 약세인 연세팀과 격돌하게 되자 자못 기세가 당당하였다.

함흥축구팀은 찬스가 많아 우세한 플레이로 가슴을 서늘케 하는 슛이 연발되기도 했다. 연전은 약세이면서도 패기가 높아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공격한 끝에 함흥축구단을 1:0 으로 눌러 패권을 잡았던 것이다. 함흥축구팀은 불운이 겹쳐 연전의 드센 역습에 당해내지 못하고 패하자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우승한 연세대학팀은 이해 5월 24일 일본에서 열린 제6회 전 일본 축구선수권대회에 조선을 대표하여 제1회에서 일본의 와세다대학팀과 격전을 벌였다. 와세다대학팀은 독일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한 맹장들을 주축으로 한 일본에서 최강을 자랑하는 강팀이었다.

일본은 늘 그러했듯이 원정 온《팀》에게는 으례히 자기 팀을 유리하게 이끌 속셈이 작용하여 심판이 상대방을 패배시킬 목적으로 부정행위를 마구 실시하였다. 연세팀하고도 예외가 아니었다.

허리(하프)가 든든한 연세팀은 1골을 올려 크게 우세였다. 후반에 들어와서 일본 심판의 고질병이 도세기 시작했다. 한심한 업사이드임에도 불구하고 묵과해서 고의로 두골을 뺏게하여 연세대학팀이 패하게 하였던 것이다. 박익환 명장을 비롯한 선수들은 억울한 분위기에서도 패하기 전에 동북대학팀을 6:0으로 강팀인 관서대학팀을 또 3:0으로 격파하였다.

《한국일보》1978년 9월 13일자는《박익환 선수는 조선반도와 일본의 여러 팀을 꺽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적었으며, 1979년 5월 12일자는《당대에서 가장 뛰어난 하프를 고르자면 연전팀의 호프인 박익환이다. 모든 경기에서 허리구실을 잘 하는 박익환팀은 가장 기대를 모았다.》고 기사화했다.

중국 조선민족 체육사에서도 《괴뢰 만주국 축구계는 축구 명장들이 매우 많았다. 그때의  중간 방어수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를 고르자면 박익환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1978년과 1979년 ‘한국일보’는 박익환 명장을 전면 소개하였다. 신문은 “박익환은 간도에서 어렵게 자랐으나 몸이 크고 건장하였으며 남달리 운동신경이 예민하게 발달하여 축구선수가 될 뜻을 품자 기린아적인 존재가 되어 중학시절에 벌써 만주국내, 그리고 한반도와 일본에까지 그 명성을 떨쳤다”고 기사화하였다. 신문은 “박익환은 연세대학에서 언어와 행동이 고와서 전 학교의 학생과 선생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러기에 어려운 생활 속에서 생활하는 그를 도와 학우들의 도움을 받았다. 뜻밖의 물 사고로 가 버렸으니 연세대학의 손실이었을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계의 큰 손실이었던 것이다.”라고 적었다.

문헌자료에는 “만약 박익환이 중도에서 목숨을 잃지 않고 2차대전 이후에까지 살았다면 그는 대선수로 자라나 국가의 명예를 건 경쟁 속에서 크게 활약했을 것이다.”라고 적혀있었다.

유명한 축구선수는 어떻게 되어 너무 어린 나이에 저 세상 사람으로 되였는가? 축구명장 박익환의 돌연적 죽음으로 하여 그 당시 한반도와 전 만주국에 같지 않은 설이 돌았다. 즉 《볼을 잘 차니 일본놈들이 죽였다.》고 하는가 하면 《차 사고로 죽었다.》,《경기 도중에 고의로 죽였다》는 등이 설이 돌았다. 지금도 적지 않은 나이 많은 분들은 그렇게 믿고 있다. 우리 민족의 축구 발원지에서 태어난 필자도 고향의 노인들한테서 그렇게 들어왔다. 그리고 수년간 노력을 들여 출판한 우리 민족의 체육사에는《앓아죽었다》고 역사 문헌에 남겼다. 그들은 전 만주국 때부터 볼을 차 온 축구계의 한 교수의 말을 믿고 문헌자료에 남겼던 것이다. 실은 사실과 모두 달랐다.

필자는 지금으로 부터 69년전 연세대학 박익환의 학적부를 찾아보았다. 학적부에는 《소화(昭和）7월6일 교내수영장에서 물 사고로 죽었다》고 적었다. 사실은 이러하였다.

소화17년(1942년) 7월 6일 축구팀 선수들과 함께 학교 수영장에 수영하러 나갔다. 그때 박익환은 다른 선수들보다 좀 늦게 나가게 되였다. 익환이가 좀 늦게 나오자 한 팀 선수였던 장기량 골 키퍼가 "왜 늦었어?' 하면서 옷을 벗지도 않은 박익환을 장난으로 수영장에 밀어 넣었다. 수영 재간이 없는 익환이는 허우적거리면서 물을 삼키기 시작하였다. 축구팀 선수들은 그가 헤엄치는 줄로만 여겼다. 다시 그를 보았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 박익환의 죽음은 가장 친하였던 골 키퍼 장기량이 자신이 경솔하였던 탓으로 친구를 죽음에 몰아넣었던 것이다. 연세대학에서는 축구영웅 박익환의 죽음을 슬퍼하여 학교장(葬)을 지냈고 대학교 본관 뒤 뒷 동산에 그 유체를 매장하였던 것이다.

우리 민족의 축구영웅 박익환은 24세의 너무 어린 나이에 생을 마쳤다. 그가 고인이 된지 이미 69년의 세월이 흘렀다. 전 만주국과 일본, 한반도와 연세대학을 위해 그라운드를 누빈 박익환의 업적은 우리 민족의 축구 역사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