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아니다 싶으면 그게 여럿이라도 혼자 달리 갑니다. 독자행보(獨自行步)입니다. 부정보다는 긍정적으로 곧잘 사용됩니다. 딴짓거리는 되어가는 일에 안 되도록 하는 짓거리입니다. 쓰임새가 부정입니다. 딴지 거는 셈이지요. 딴지를 건 딴짓거리가 충청에서 진행형입니다.

짜투리 얘깁니다. 어찌된 일인지 톨게이트를 감아 돌면 의아한 플래카드들이 듬성듬성 걸려 있습니다. 그땐 그냥 새김 없이 지나쳤습니다. 그럴 턱이 없어서였습니다. 얼마 전 KTX정거장이름으로 딴지를 걸어 성공한 그 플래카드로 오버랩 되는 악순환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은 지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란 괴물로 아래도 위도 옆도 한판을 벼르는 총 없는 전쟁입니다. 칼 없는 싸움입니다. 갈등으로 날을 지새웁니다. 사실 그게 왜 필요한지, 그게 뭔지도 확실한 답이 없습니다. 띄어쓰기 해보면 명쾌하지만 붙여 놓으면 전혀 생소함입니다. 그게 약속에서 멀어진 일련의 대통령 속내가 들춰져, 원인의 불씨가 됩니다. 거기에 걸려든 대한민국이었습니다. 4대강 얘기는 그야말로 강 건너입니다. 천안입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천안에>의 플래카드입니다. 국제과학비즈니스 적지는 천안이란 플래카드를 보면서 얼마전 효과를 본 열차 정거장 이름이 떠 올려지는 상정입니다. 이걸로 덕을 본 천안입니다. 기어이 천안아산역으로 정거장이름을 두 지역으로 합해 놓고 말았지요. 그게 얻음인지 뭉쳐도 모자랄듯한데 딴지를 거는 충청남도 천안시입니다.

약속의 땅 대전 충청이 난리인데,  약속되지 않은 땅들도 난리들인데, 대전충청속의 천안이 딴지걸고 나섭니다. 꼴이 사납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깊은 뜻이 있는 건 아닌지로 물러서 봅니다. 이런 속뜻이 있는 건 아닌지 입니다. 이참에 아산시와 합해 도(道)하나 만들어 봐? 그게 아니면 대전이 충청이 아니어서 심술일까 로 넉넉하게 보지만 이것도 그럴듯해 보이진 않습니다. 또 아니면 부름만이라도 <대전충남천안>이길 꾀하는 뇌 쓰기인가 갸웃해 지는 혼란입니다. 양반이 어리석음으로 진화하는 절차 인 듯도 합니다.

충청이 이렇습니다. 이러다 주는 떡도 받아먹지 못하는, 그래서 충청이면 여기저기서 기웃거리는 먹이가 되는 건 아닐지 입니다. 그래서 세종시고 그래서 뜻 없이 질러 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세월을 갉아 먹도록 버려둔 우리 충청은 정치란 굴레에서 아주 정치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작음으로도 그 구실을 제대로 행세했습니다. 그래 천안이 정신줄을 놨나 봅니다. 간신히 살려놓으니 보따리 내 놓으라는 천안의 얼굴입니다.

충청이 이렇습니다. 과학하면 대덕연구단지가 있는 대전충남입니다. 과학관련 기관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그 뿐입니다. 더 할 설명 필요 없습니다. 그런 대전충청이 휘어진 가지 하나에 매달립니다. 약속을 지키라고. 그 약속 못 지켜 조금 미안하다는 뻔뻔스러움을 제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그게 우리를 갈등케 한 충청의 패착입니다. 세종시 와는 턱도 없는 수(數)싸움에 천안까지 저쪽 반란군(?) 한 켠에 섰습니다. 이렇게 충청은 다 잘났습니다. 그래서 서로 시샘하나봅니다. 그래선지 다 같이 죽자는 물귀신 작전도 불사입니다. 네 일이 아니고 내 일, 우리 일임을 일깨우는 계기가 플래카드 날리는 오늘의 천안에서 얻어지길 기대합니다. 아니면 같이 어리석어지던가요. 이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어디로 발표되든 아주 상관없는 일입니다. 아무 상관없는 일입니다. (thewalnut@hanmail.net)

-붓을 내리면서...

오늘로 저의 붓을 내립니다. 엊그제인 듯 이었는데 벌써 2년이 다 돼갑니다. 여러분과 만나 이런저런 세상사로 때로는 격한 논쟁도 마다하지 않았던 날들이 이렇게 살 같이 가 버린 오늘입니다.

글이 나가지 않을때는 꼭 야단맞을, 숙제 못한 초등학생의 두려움이었습니다. 한 주일을 보낸 사실들을 오늘로 당겨 놓고 재현하는 기왕이 무척 낯설기도 했구요.

그런가 하면 오늘의 쑥덕임을 전하면서도 사실이 되는 현실에 전전긍긍,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새로움이 넘치는가 하면 그게 차지 않아 안달이었던 피 말림도 겪습니다. 숱하게 가슴 조이게 한 사실에의 접근은 그게 바로 하루를 삼키곤 했습니다. 그렇게 보낸 지남이었습니다. 그 지남이 혹시 상처 남는 일이 아니었는지, 혹시나 상처에 마음 아파한 이는 없었는지 그저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의의 핵에 접근도 못했던 일들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쓰다듬어 주시고 가끔은 회초리도 드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특히 메일로의 의견 참여로 힘을 실어주신 분들께는 더욱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다시 뵐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작별 인사드립니다. 건강 챙기시구요.
                                                     2011년 5월 16일   권 용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