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음직한 일이다. 시장이나 가게 등에서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받았는데, 물건 파는 사람의 착각으로 실제 받아야 할 거스름돈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았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리고 이후 행동은 어떠했을까? 스스로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양심 있는 사람이라면 알게 된 즉시 초과 수령한 거스름돈을 돌려주겠지만, 상대의 입장을 전혀 생각할 줄 모르는 돈에 눈이 먼 사람이라면 횡재했다는 생각에 빠져 돌려줄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우연히 수중에 들어온 돈을 그냥 쓰고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은 것인가? 이 문제는 타인이 잃어버린 돈이나 물건 등 재물을 습득한 사람이 신고하지 않고 그냥 써버린 경우와 비슷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하 이에 관한 법률문제를 간단히 살펴본다.

위 사례처럼 초과 수령한 거스름돈임을 알면서 반환하지 않고 소비하는 것이 범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어떠한 범죄로 처벌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는 논란이 있는데, 대략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견해로 나뉜다. ①계산착오로 거스름돈이 더 많이 지급된 것을 즉시 알았지만 그것을 돌려주지 않고 취득한 경우 거스름돈을 준 사람의 착오를 이용하여 초과 지급된 사실을 알려 줄 의무를 위반한 것[부작위에 의한 기망]으로 사기죄가 된다는 견해와 초과 지급된 사실을 말해 줄 의무가 본래 없기 때문에 사기죄가 아니고 점유이탈물횡령죄가 된다는 견해가 있다. ②거스름돈이 초과로 지급되었다는 사실을 거스름돈을 수령한 후 다소 시간이 경과된 후 알았다면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된다. ③거스름돈을 초과로 지급되었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몰랐다가 나중에 초과지급한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알게 되었지만 거짓말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경우, 그 사실이 밝혀진다면 사기죄가 된다.

사기죄(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기망이란 거래관계에서 지켜야할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로 사람으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하고,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상대방의 착오발생을 방해하지 않거나 이미 발생한 착오를 제거하지 않을 때에 해당된다. 무전취식과 무전숙박도 [부작위에 의한 기망]으로 사기죄로 보는 견해가 있다. 점유이탈물횡령죄(형법 제360조)는 유실물?표류물?매장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물건을 횡령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초과 수령한 거스름돈을 반환하지 않으면 처벌된다. 단 어떤 죄로 처벌될지는 구체적인 범죄행위와 정황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