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보령의 발전을 그나마 가능케 하는 것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공적구조에 있다.

필자는 한국 농업의 현실이 지속되는 저임금과 저곡가정책의 희생양이요, 고도성장의 한 축임을 성장과정에서부터 체감하고 있다. 군사독재가 뿌리내린 복종적 의식구조, 군사문화로부터의 탈출만이 민주주의 토대가 가능하다고 느껴왔다.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보령으로 비롯되는 ‘지역’은 아직도 구태(舊態)의 답습이 개선되지 않고 있음은 피부로 느끼지만 귀농인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 (아직도 이런 곳이......?)

지금 수도 서울 중심의 자본, 권력, 인구, 문화의 집중은 지역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운명이다. (공장의 유치없이 지역발전은 불가능하다는 변치않는 논리는 수도권 중심이요, 국토 균형발전 전략과 분명히 배치된다.)

우리는 무엇이 발전이고 성장인지 객관적 여론을 조성하는데 익숙치 못하다. 웅천사격장, 해수욕장 사격장, 보령화력 신.증설, GS칼텍스 건설 등 어느 것 하나 주민 여론과는 무관한 진행을 보여줬다.

과거 송림이 우거졌던 대천해수욕장의 모습은 난개발의 전형이라고 대다수 시민들은 여기고 있다. 천연의 자원을 파헤치고, 개발로 대비되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전진시켜 돈 없으면 휴양과 피서를 못하게 되어 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보령시에 제안하고 싶다.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고자 할 때 그 정책의 입안자와 실무 책임자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물론, 공문서에서 기안자나 결재라인을 밝히는 수준을 넘어 그 정책을 최초로 제안한 기획의도와 기대성과를 분석한 내용까지를 포함한 명실상부한 ‘정책실명제’를 정착시켜야 한다.
하천의 다리에는 감리자, 공사책임자, 시공자 등이 명기돼 있어 후대 시민들이 언제라도 보고 알 수 있기에 부실이나 비리를 크게 줄일 수 있었던 것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정책실명제’는 부실과 작은 비리의 고리를 끊는데 일조할 뿐 아니라, 투명하고 깨끗한 공직사회를 조성하는 출발점이다.
첫 단추를 잘 꿰는 익숙한 습관이 보령시에 넘쳐나야 한다.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은 더욱 혼탁해질 수 밖에 없다. 조용한 시민들이지만 눈을 크게 뜨고 있다. 보령은 스스로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