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서민들의 고통을 함께 하기 위해 해외연수를 반납해 온 보령시의원들이 돌연 동남아 연수를 계획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시의회에 따르면 보령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류붕석) 소속의원 6명은 오는 16일부터 5박6일간의 일정으로 싱가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로 해외연수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류붕석 위원장, 최은순 간사와 김정원, 박영진, 편삼범, 이조열 위원 등 모두 6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연수에서 의원들에게만 소요되는 비용은 총 1,030만원으로 의원 1인당 경비는 지원금 180만원을 포함한 205만원이다.

이같은 의회의 결정이 알려지면서 보령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나날이 치솟는 물가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동남아 연수를 고집해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0년 하반기에 예정돼 있던 해외연수를 전면 취소하고 관련 예산 2,900만원을 전액 반납해 놓고 불과 6개월만에 다시 해외연수를 추진한다는 것은 시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당시 김경제 의장은 "장기적인 경제 침체 등으로 인해 지역경제와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위기 극복에 함께 동참하자는 뜻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지난 지방선거에 당선됐던 시의원이 불법선거운동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해 지난 달 27일 새로운 시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5억 3천여만원의 시민의 혈세가 투입됐다.

하지만 시의원 재선거에 대해 마땅히 자숙해야할 시의회는 시민들에게 시민의 혈세를 낭비한 것에 대한  어떤 사과나 반성조차 한 적이 없다.  

이와관련 시민 이모(44, 동대동)씨는 "보령시는 부채해결을 위해 감채기금을 조성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마당에, 의회에서는 동남아로 연수를 가면서 과연 시 집행부에 예산절감을 요구할 명분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자치행정위원장인 류붕석 의원은 지난 달 29일 보령신문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현재 해외연수 계획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시민들이 원하지 않는 연수를 의원들이 굳이 추진하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이어 "2일부터 열리는 임시회에서 자치행정위 소속 의원들이 충분한 논의를 통해 연수 추진여부에 대한 정확한 결정을 내릴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령시의원들은 지난 달 13일부터 15일까지 전남 목포일원에서 의정연수를 진행하면서 14일 문예회관에서 열린 '신보령 1,2호기 건설 주민설명회'에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아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