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임대(전세)보증금이 폭등하면서 곤란을 겪는 임차인(세입자)들의 아우성이 안타깝게 들린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가능한 적은 보증금과 월세로 원하는 기간만큼 안정되게 살고 싶겠지만, 보증금과 월세가 유행처럼 인상되는 현상이 임대인들을 동요시켜, 보증금과 월세의 인상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임차인이 보증금과 월세 인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임대인들이 계약해지를 요구하고 새임차인을 구하는 현상들이 수도권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주택임차보호법(이하 ‘법’이라 한다)은 임차인보호를 위한 여러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하 임대차기간의 문제에 초점을 맞춰 임차인 입장에 관하여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최소한 2년간은 임차인이 부당하게 계약해지를 당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임대차기간을 강제하고 있다. 주택임대차 기간을 정하지 않거나 그 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그 기간을 2년으로 간주하고, 단 임차인은 2년 미만으로 정한 기간의 유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법 제4조 ①항). 결과적으로 임차인에게는 2년 미만의 임대차기간을 선택할 권한이 있고, 임대인은 2년을 보장해줄 강제적의무가 있는 것이다.

둘째.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아니하면 갱신하지 아니한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묵시의 갱신’이라 한다)으로 보아서, 이때 임대차기간도 2년으로 간주한다.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월세)을 연체하거나 그 밖에 임차인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에는 묵시의 갱신이 적용하지 아니한다(법 제6조). 설사 묵시의 갱신에 의하여 기간이 2년으로 되었다하더라도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의 통지를 할 수 있다. 이때 해지통고의 효력은 임대인이 해지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발생한다.(법 제6조의 2) 

[묵시의 갱신] 규정의 존재를 모르는 일부 임대인들이 보증금과 월세 인상의 시류에 편승하여 추가 인상이나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한데,  재계약 없이 2년 기간을 넘겨 계속 살고 있는 임차인이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임대인의 계약해지 또는 보증금 등 인상요구는 위 규정에 의하여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임차인은 소유자와 관계에서 항상 불안한 약자의 지위에 있다. 더 이상 정책과 제도의 불안정으로 경제적 약자와 소외계층들이 예측하지 못한 고통에 시달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