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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책익는마을 이야기⑪그대, 잘 살고 있는가
황선만(책익는마을 전 촌장)
2011년 04월 12일 (화) 15:48:28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누군가가 당신에게 “잘 살고 있는가?”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아마도 한 발짝 뒷걸음질을 하면서 겸연쩍은 대답을 하기 십상이다. 그 이유는 모호하기 짝이없는 질문 탓이다. 도대체 잘사는 기준이 무엇이란 말인가. 질문을 던지는 누군가는 그 기준을 갖고 던지는 것일까. 아니, 당신은 최근에 그런 질문을 던져보지 않았는가. 묻는 이나 답하는 사람이나 참으로 어색해질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물음을 계속 던진다. 어쩌면 이 질문은 자신에게 던지는 다짐이요, 회한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한 번 더 되짚어보면 우리의 질문과 대답 속에는 공통된 기준 하나가 있다. 그것은 “돈 잘 벌고 사는가?”라는 물음으로 대치되곤 하는 경우이다. 사실상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돈이 꼭 필요하다. 아니, 우리네 삶의 기쁨과 슬픔의 거개가 그곳에서 비롯되니 어찌할 것인가.

상황이 그러할진데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이를 어찌 나무랄 것인가. 김시천의 『이기주의를 위한 변명』을 보면 소인은 소인답게 자기 앞가림을 잘 할 줄 아는 소인의 이기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은 옛 고전에서도 무수히 많이 찾아 볼 수 있다고 하니, 자신을 가꾸고 가족을 챙기는 일 중에 경제적인 부분은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우 중요한 영역임에 틀림이 없는가 보다.

그래서 그럴까.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그룹은 대체로 이기적이다.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계모임들을 비롯해서 사적 이익을 배면에 깔고 있는 그룹들이 대부분이다. 또 어떤 그룹의 책임을 맡으면 그에 수반한 이익을 얻기 십상이다. 심지어는 우리 시대의 머슴을 자처하는 정치인들도 얼마나 자신의 사적이익을 잘 찾아가던가. 그래서 우리는 순수하게 공익이나 헌신을 추구하는 작은 모임이라도 만나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곤 한다.

물질이 최상의 가치로 추앙받는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이익에 밝은 것은 어쩌면 부끄러울 것도, 욕이 될 것도 아니다. 김시천 식으로 말한다면 대인이 대인답게 대인의 이기주의를 행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지, 소인인 우리들이 소인의 이기주의를 따르는 것은 어쩌면 현명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만 살아가기에는 마음 한 켠에 늘 텅빈 공허가 또아리를 틀 것이니 그 공허감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리고 그렇게만 살다보면 타인도 자신과 똑같을 것이라는 생각하에 타인의 보상없는 헌신과 봉사를 폄하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무료로 시민들을 초청하는 저자초청 토론회를 10회 이상 진행했고 인문학 축제를 운영했으며, 타 지역에도 이런 독서토론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애쓰고 있는 책익는마을은 누가 운영할까. 책익는마을은 운영자 7명이 있다. 최초에 결합한 마을 주민들이면서 나아가고자하는 방향을 최초로 세웠고,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고자한 사람들이다. 어디 경제적인 부분뿐이겠는가. 바쁜 일상을 접고 시간을 내고 마음을 모아야 하는 일이었다. 마음을 모으기 위해서는 일곱 시간 이상의 마라톤 회의도 해야 했고, ‘소인’으로서는 몫돈을 내야하기도 했다.

만 6년이 되면서 간혹 의심의 눈초리도 만나곤 하는데, 세상은 내 기준으로만 바라보면 때로는 진실이 보이지 않는 법이다. 알아주는 이 없고, 내게 이득이 없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내 영혼이 풍성해진다면 기꺼이 자신을 던질 수 있는 것이 또한 인간 아닌가. 그 길이 스스로 잘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감사한 일 아니던가. 회원들이 부쩍 많아진 일년 쯤 전부터는 월 3천원 이상씩의 자발적 후원금을 열어두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아직 그것은 울타리를 만들기 위한 상징이고 배려에 가깝다. 책익는마을의 운영자, 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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