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파동 당시에는 “우리가 총알받이냐?”는 직설화법으로 화제가 됐던 김태흠 위원장은 이날 “(지진으로 비유하면) 과학벨트가 강도 9라면 유류피해는 강도 6~7 정도 된다”면서 “야당은 모두 서해안 유류피해 특위를 구성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데,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특위조차 구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사고 이후 벌써 3년 반 정도가 지났는데도 피해 사정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전체 피해액이 2조 4,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도 IOPC는 4,000억원 정도를 말하고 있다. 보상 및 배상을 받지 못하는 어민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조차 정리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정부에 대한 분노가 심각한 지경”이라면서 “최고위원 이상의 당직을 가진 분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위 구성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 자리가 과학벨트와 관련한 충청권 당협 위원장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어서 안상수 대표가 즉답을 피하자 김태흠 위원장은 회의 말미에 다시한번 특위구성 문제를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유류특위 구성에는 다른 이견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당 대표께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 아니냐?”면서 안상수 대표의 결단을 요구했으며, 결국 “다음 최고위원회의에 안건으로 올려 처리하겠다”고 김 위원장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자유선진당 유류피해 특위(위원장 변웅전)와 민주당 유류피해 특위(위원장 양승조)에 이어 한나라당도 조만간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유류피해 특위가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21일 열릴 예정이었던 중앙당 최고회의에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던 한나라당 유류피해대책 특위는 안상수 원내대표의 갑작스런 감기몸살로 이날 최고회의가 열리지 못해 무산됐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반되고 있는 충청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유류피해특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 조만간 재논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