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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빌려준 돈과 사기죄
2011년 01월 28일 (금) 18:12:50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법률상담 중 가장 흔한 유형을 꼽으라면,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한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라 생각된다. 돈 받을 권리(채권)는 인건비(노임), 물품대금, 공사대금, 손해배상, 위자료 등등 매우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타인에게 빌려준 돈(대여금)을 받아내는 문제에 관한 상담이 가장 많다.

  금융기관이나 대부업자를 제외한 사적인 돈거래는 대부분 친인척, 직장동료, 친구 등 서로 아는 사람들 사이에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경우 돈을 빌린 사람이 약속대로 돈을 갚지 않는다면, 상대방에게 가졌던 신뢰에 비례하여 상처와 분노가 커지게 되고, 그 결과 끈끈한 인간관계마저도 깨어지게 된다. 이때 돈을 떼인 사람은 상대방의 거짓말에 속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괘씸하다는 생각에 사기죄로 처벌을 구하는 고소장을 내기도 하는데, 실제 이런 경우에 사기죄로 처벌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사기죄에 관하여 형법 제347조①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기망]이란 널리 재산상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성실의무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을 착오에 빠트리는 행위를 말한다. 돈을 빌린 사람에게 [기망]의 의도가 있었는지는 사건별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대법원판례는 ‘빌린 돈에 관한 사기죄 성립여부는 빌려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피고인(빌린 사람)이 빌릴 당시에는 변제의사와 능력이 있었지만 그 후에 빌린 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변제를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 사기죄가 성립된다고 할 수 없고,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 존부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 이행과정, 피해자와 관계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한다’라고 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대법원 2002도5265 판결)

  결론적으로 단순히 속아서 돈을 빌려줬다는 사실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을 빌려갈 때 채무자에게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에 관한 객관적 사정들과 변제기 이후 고의적인 회피와 연락두절 등 여러 정황들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소와 고발 사건수가 일본의 44배에 이르고, 기소되는 비율이 20%를 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는데, 배신에 대한 화풀이나 돈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고소한 사건들이 그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고소는 사기죄라는 범죄를 처벌하여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수단일 뿐 돈을 받아주는 사적인 절차가 아님을 인식하고, 사기죄의 확증이 없다면 신속히 민사상 조치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이선행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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