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다보면, 민사재판이나 형사사건 수사과정에서 상대방 또는 참고인 등이 사실과 다른 말을 한다며, 위증죄로 고발하겠다고 흥분하는 사람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뻔한 사실에 대하여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을 응징하고픈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거짓말을 한다고 모두 다 법에 의해 처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위증죄로 처벌되기 위해서는 형법이 정한 구성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형법은 두 가지 형태의 위증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첫째는「단순위증죄」즉 일반적으로 말하는 위증죄이다. 형법 제152조 ①항은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증인이란 법원이나 법관에게 자기가 과거에 경험사실을 진술하는 제3자를 말하고,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란 법률이나 위임된 명령에 따라 선서를 명령할  권한이 있는 기관에 선서한 증인을 말한다. 증인이라도 선서하지 않고 증언을 하였거나 선서를 명령할 권한이 없는 기관(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의 명령에 의하여 선서하고 위증하였다 하더라도 위증죄가 되지 않는다. 진술의 허위란 증언과 기억의 불일치라 할 수 있다. 즉 증인이 기억에 반하는 증언을 하는 것을 의미하며, 증언이 객관적 진실과 일치하는 지 여부는 문제되지 않는다. 판례도 객관적 사실에 비추어 허위라는 뜻이 아니라 체험한 사실을 기억에 반하여 다르게 진술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둘째는「모해위증죄」이다. 형법 제152조 ②항은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하여 피고인?피의자 또는 징계혐의자를 모해할 목적으로 위 제152조 ①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10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모해할 목적’이란 불이익이 발생하게 할 일체의 목적을 말한다. 즉 피고인?피의자, 징계혐의자가 불이익을 받게 악의적 목적으로 허위증언한 사람을 처벌하기 위한 규정이다. 범죄행위의 해악성을 고려하여 가중처벌을 한다.

어떤 상황이나 조건에서도 자신의 이익을 버리고 진실만을 말할 사람이 있을까? 형사사건의 피의자나 피고인이 자기사건에 관하여 허위진술하거나 민사소송 당사자가 당사자신문에 의하여 선서하고 허위 진술하였다 하더라도 위증죄가 되지 않는다. 형사사건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는 것은 수사기관의 몫이고, 민사사건에서는 서로 상대방 주장이 거짓임을 입증할 책임이 있을 뿐이다. 종종 소송에서의 승리에 집착한 나머지, 허위증언을 시켜(교사) 법원을 속이는 경우까지 발생하는데,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위증죄가 밝혀지면 재심의 사유가 된다. 시민 개개인의 양심과 정의감이 확대될 때, 판결이 실체적 진실에 가까워지고, 더 많은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