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복마전이란 말을 원래의 뜻과는 상관없이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해 옵니다. 그런가하면 개판이란 말과도 곧잘 어울립니다.  꼴들이 개들이란 뜻일저. 사람이 아닌 개들의 놀이터입니다. 그럼 복마전은 말들이 엎드려있는 멍석일까요. 얼마 전까지 우린 서울시를 이렇게 불렀습니다. 온갖 잡동사니가 썩어 냄새 풀풀 나는 곳, 서울시청을 그렇게 불렀습니다. 그럼 거기 근무하는 공무원은 어떻게 불렸을까요. 어떻게 불러야겠다고 생각되셨습니까.

이러기도 했습니다. 그땐 잠실벌이라고 했습니다. 그곳엔 밤만 되면 포장마차가 장을 섰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단속공무원들의 때려 부수기로 밤이 지새기도 했습니다. 고걸 봐 준다며 몇 푼 받은 공직자가 널린 시절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런저런 핑계로 민간인에게 이런것들을 맡겨 놓고 용역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용역을 선정하면서 어땠을까 하면 맨입이었을까,  답이 안 나옵니다.  맨입이 아니었으면 뇌물일까요, 횡령일까요. 그런 시절도 또 있었습니다. 그런지 30년쯤 후의 우리입니다.

아주 지난일은 잊더라도 덜 지난일입니다. 우리 보령시 얘깁니다. 시정바닥에 쫙 깔린 입들이 물 밑에서 솟구쳐  나옵니다. 올 초부터 이곳저곳에서 확인 된 것 같지 않은 소문이 입에서 귀 여유 없이 곧장 입으로 뻥긋뻥긋 쉼 없이 드나들었습니다. 치사하게 여자돈 100만원인지 300만원이지를 먹었느니 안 먹었느니 로 고위직 공무원이 제 뜻 반, 남 뜻 반으로 옷을 벗었습니다.  음주운전에 면허 취소라더라 로 시작하더니 개인적인 부도설에 보증선 하위직 공무원들의 부대낌이 허공인 듯 그 고위 공무원,  ‘불사조’란 칭호가 아깝지 않습니다. 

부풀리면 뇌물일까, 횡령일까 한가한 ‘노변(爐邊)향사’가 아닙니다. 양파 벗기듯 벗겨진 그래서 간신히 걸쳐진 비키니, 머드축제입니다. 여기서마저 커튼콜입니다.  공무원 여섯 명과 집행위원장등 네 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는 보도가 심심합니다.  3500만원짜리 물건을 4500만원이라고 속여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합니다. 그걸 안 공직자는 이를 잡아, 그 차액을 꿀꺽 했다 네요. 꿀꺽한 공직자는 어떤 죄를 지었을까요, 아님 죄가 안 될까요. 그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 런 줄 알았던 그 공직자는 스스로 물건 값을 올려주고 그 올려준 돈을 다시 되돌려 받았다네요. 세상에, 이런 거래도 있습니다. 그 물건 값이 그 공직자의 돈이 아니었다면 그런 거래도 있겠구나 끄덕여 지시나요.   이거 뇌물일까요, 횡령일까요.

공직자가 아닌 집행위원장은 축제에 쓰고 남은 돈 1600만원 사용서류를 허위로 작성, 나눠 가졌다는, 아주 고전적인 수법이었습니다. 발견 하지 못함도 전래의 것이구요. 이유는 민간인이어서 라는 불구속으로 입건한 당국의 해설입니다. 이렇게 먹은 돈이 100,000,000원이랍니다. 이 돈이 누구 꺼라 생각되시나요.  당신들 참 대단하십니다. 보령십니다.

대체로 공직자의 범죄 행위는 뇌물수수, 아니면 공금횡령입니다. 지금 시중에선 새삼, 물건 값을 올려주고 그 올려준 돈을 되돌려 받은 건 뇌물수수가 아니 라는 ‘설’이 떠돕니다. 왜 아니냔 측은 영수증에 부풀린 금액이 기재되면 세금을 그만큼 더 내야 하는데, 누가 대가없이 그 일을 하겠냐는 것입니다. 업무상 횡령은 더욱 아니란 주장도 곁불입니다.  그러면서 그 공직자의 행위를 사기라고 매김 합니다. 대상이 시민임을 찜합니다. 일리 있지 않나요. 아무튼 이일에서 배제된 공직자들은 그 공직자들이 얕본, 무지의 한 무리쯤입니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나요, 보령시공직자 여러분.  옆 동네선 성매매까지 하는데, 거기 까진 아니쟎느냐 인가요. 옳은 공직자 되자고 뭉친, 공무원들끼리만 하는 조직도 있던데. 

끊김 없이 제공되는 공직자들의 부정한 행위에 이제  새삼스러울 것도, 그 정도가 뭐 대수냐며 통 큰 아량을 보이시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하도 많아서 일테고 후자의 경우는 월 급여수령액이 너무 적어(?) 그럴수도 있겠다는 ‘좋게 이해’의 정도입니다.

대체 우리 보령시 공직자의 월평균 급여액은 얼마일까. 한사람이 어림잡아 350만원(각종 수당 포함)정도를 받는다고 합니다. 물론 이 350만원이란 액수는 고위직 하위직을 통틀어 도출된 평균치이긴 합니다. 이게 너무 적어 근처 주머니를 넘 볼 수밖에 없다는 체계적 필연성을 감안, 부정의 소지는 이미 내재돼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직자의 부정은 새삼스러울 것도 대수일 것도 없다는 이해입니다. 이 긍정에 침 튀기는 반론으로 맞서는 분들은 이렇습니다.  이 350만원이란 액수가 한 달을 사는데 넘치지, 결코 적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이분들은 생활의 허수를 거론합니다. 이를테면 공직자 한사람이 착용한 평상복을 예로 들기도 합니다. 명품이라는 것에의 경쟁적 선호도, 모두들 입었는데 가 100만원을 훌쩍 긋는 허상에의 유혹을 꼬집기도 합니다. 모든 공직자가 거의 같은 수준의 유명 레이벌을 착용하고 있음을 그 예로 지목하기도 합니다.

이유야, 또 그 원인이야 어찌됐건 공직자의 부정행위가 그게 뇌물수수냐 아니면 업무상 횡령이냐를 놓고 따지는, 딴청에 몰두하는 보령시민의 오늘입니다.  또 그 처벌수위에 눈높이를 맞춰놓은, 본질에서 저 만큼 간 생각들의 속성이 세월의 부추김에 한축인건 아닌지 곰곰입니다.  더욱 걱정인건, 공직자는 관리되어야 한다는 적지 않은 의견들이 감시기능을 거론합니다. 이런 지경이면 태초에 당신들 공직자는 부정이란 쓰임새를 위해 그 자리에 있다는 전제가 아니었을까, 엉뚱(?)일까요.  몹시 부끄러운 일이지요. 이런 일련의 일들, 당신들의 자식들이 안다면 이 부끄러움뿐일까요. 이 부끄러움을 논란으로 유혹(?)한 당신들 참!

권 용 세(thewalnu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