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흔히 이런 말을 쓰곤 했습니다. 쭈뼛쭈뼛하며 따라 나서기를 어려워하는 이웃들을 동행하자며 “같이 감세”로 마음을 틔우고. 권함을 받은 사람은 선뜻 따라나서기가 무엇하면  “곧 뒤 따라 감세”로 마음의 여유를 가다듬기도 하구요. ‘가자’, ‘갈께’를 강하게 다짐 주는 <말 느낌>인 <감세>는 아무래도 친구이거나 아랫사람에게 하는 건넴에서 점잖은 말투로 써졌든 것 같습니다.

우린, 지금은 감세 앞에 ‘부자’를 붙여놓고 <구간>을 하나 더 설정하자, 3년후에 하기로 했으니 그때 가서 하자, 형평에 어긋난다, 표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며 현실에서 ‘권력 얻은 쪽’이 내는 대체적 목소립니다. 세금 얘깁니다. 세금을 깎아 주자는 법개정 여부를 놓고 벌이는 쓸모 있는(?) 감세(減稅)논쟁입니다. 세금을 얼마나 더 거두었으면 다음부터는 세금을 적게 받겠다고 할까. 혹시 ‘공정한 담세(擔稅)’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일념(一念)에 이러는 건 아닌지, 등 가려운데 배를 긁네요. 그것도 부자(富者)들에게만 그 엄청난 혜택을 주겠다는 속셈이니  여기서도 ‘선택된 계층의 미소’를 그저 바라만 봅니다.

어느새 우리도 연봉(年俸)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게 들립니다. 연봉 8800만원이면 부자일까요 아니면 서민일까요. 지금 우리에겐 이게 부자의 최소치로 자리매김 됩니다. 같은 봉급생활자들의 부러움에 박탈감까지 얹어준 정부여당의 감세 기준소득액입니다. 왜일까. 왜 세금을 줄여주어야만 할까, 2012년의 미지수에 물음이 절로입니다.

무릇 세금이란 소득이 있으니 그 번 것의 일정부분을 <몫>으로 냅니다. 그게 국가가 강제하는 당위성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강제한 세금을 적게 내도록 해 주겠다는데 왜 반대일까. 그것도 정부쪽에서 정치하는 사람들끼리 ‘깎아주자’ ‘-주면 안 된다’로 맞섬이 대견하다 못해 황당하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몇 년후 에나 실행 하겠다는 이 걸 미리 서두르는 이유가 무언지 궁굼 하기도 하구요. 그 몇 년 후의 우리경제를 미리 점 처 법을 만들겠다는 발상이 왜인지 더더욱 궁굼 해 지네요. 거기다 한통속이 두 패로 나뉘어 ‘해야 한다’ ‘하면 안 된다’로 갈림은 우리를 헷갈리게 합니다. 이러는 이유가 딴 데 있어 그걸 등 뒤에 숨겨 놓고 ‘야웅’하는 건 아닌지, 건성일 듯싶은 그런 생각입니다.

여기에 더 찜찜한 건 법인세는 해도 좋고 소득세는 하면 안 된다는, 그러니까 감세를 해선 안 된다는 주장에다 그 갈림을 개인이 부담해야하는  8800만원이란 소득 마지노선입니다.  연봉8800만원이상을 받으면 부자(富者)로, 이들 소득세를 감세하면 <부자감세>가 되어 ‘서민표’를 갉아먹는다는 감세 반대쪽의 주장입니다. 이에 찬성 쪽의 대표는 8800만원에서 1억2천만원쯤으로 올려 4개구간을 5개구간으로 1구간을 더 늘려 놓자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분의 생각은 아주 현실적(?)입니다. 8800만원의 소득을 서민으로 보고 연봉 1억2천만원은 돼야 부자축에 들수 있다는 설명(?)으로 우리 현실을 강제합니다. 개인소득이 있는 곳에 붙는 세금이 소득세입니다. 그 세액의 많고 적음은 국가재정의 건강성여부로 판단되어져야함에도 불구, 고액소득의 기준을 마련해 거기에 잣대를 맞춤은 아주 편의적이고 자의적(恣意的)인 자신(自信)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또 한쪽의 국가재정축인 법인세(소득)에 대해서는 그 세금이 줄여지건 말건 별 관심이 없습니다. 감세의 목적인 효과의 결과에 대한 긍정적 측면만이 보여서인 듯싶습니다. 그럴까요. 우리가 통칭 법인세라는 이 녀석의 활동을 들여다보면 시행 되어지는 감세만으로도 약 70~80%의 효과를 내게 한다는 분석들입니다. 생각지도 않던 소득의 덤을 회사에 선사 하는 셈이지요. 단순 분석이면 법인세의 70~80%가 세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세금총량에서 그만큼이 빠져, 다른 세목을 발견 했거나  아니면 과다한 과세로 거둔 세금이 넘처 나거나의 유추(維推)입니다. 이상한 것은 개인소득에 대한 감세여부를 <표>로 생각하는 측면으로 받아들이려는 정치적 주장의 강세입니다. 아주 정치적이지요. ‘세금과 정치(표)가 만나면’의 극치를 보여 줍니다. 한데 법인세에서는 대다수의 일이 아니어서인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법인세 감세가 품고 있을지도 모를 블랙홀에 대해서는 거론되지 않으니 말입니다. 모른 체 흘려버리려는 너그러움(?)은 아닌지, 아니면 결단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서인지 짐작이 가지 않아서입니다. 이익을 내기만하면 기회를 노리는 <회사기회유용(流用)>에 유용(有用)하게 쓰일 것 같다는 머릿속의 머뭇거림이 잘 지워지지 않음은 소심(小心)이려니 마음 돌리기나 하자는 다스림입니다. 법인세 감세의 목적이 회사의 재투자로 성장을 도모케 한다는 지론이 지당함은 틀림없어서 하면서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감세가 짊어 저야 할 ‘세수감소’는 태생적입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논란의 감세’가 시작되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줄어드는 세수(稅收)가 무려 14조원쯤으로 추산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면 납세자의 담세(擔稅)능력의 한계에 멈춰, 복지라는 손대기 쉬운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감세 반대 의견입니다.

한편 세무행정기조를 ‘세율은 낮추고 새로운 세원(稅源)확보’로 감세에 따른 부담을 해소 하겠다는 게 정부의 감세에 따른 대처 방안으로 설명됩니다. 아주 ‘간단명료’합니다. 글쎄요, 세금을 낮추는 것도 2012년, 세원발굴도 2012년후 일 듯하니  그때 가서 보자는 뜻인 듯 한데 그 때도 이 분들이 계실지입니다. 어찌됐건 세금 내는 사람(국민)을 <표>로 밖에 안 보이는 그 눈매에 앙금으로 남음에 새삼 놀라울 뿐입니다.

권 용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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