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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수능 ‘대박’은 없다
이대구 대천고 교장(교육학박사)
2010년 11월 16일 (화) 11:42:19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이대구 대천고 교장.
‘네이버’ 사전에는 ‘대박’에 대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주로 '대박이 터지다'의 형식으로 쓰여 '흥행이 크게 성공하다','큰돈을 벌다'는 뜻을 나타낸다. 도박판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박(大博)’이란 한자에서 왔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흥부가 큰 박을 터뜨려 횡재를 하는 장면을 연상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 말의 유래가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단서는 없다.

‘로또대박 인생역전’이란 말은 로또에 당첨되어 큰돈을 벌고 인생에서 역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로또에 당첨되어 크게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은 없다고 통계와 사례들은 말해준다.

우리는 흔히 ‘수능대박’이란 말을 쓴다. 수능 시험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로또 1등에 당첨되어 성공한 사례가 드물듯이 수능대박은 애초에 있을 수 없으며, 실제로 있지도 않았다. 고득점을 맞은 학생들은 피눈물 나는 공부를 통해 최고의 실력을 쌓았던 이들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수능대박을 꿈꾸고 있다. 학생들은 공부한 만큼만이라도 시험문제를 풀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부모님을 비롯하여 주위 사람들은 ‘대박’이라도 났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으랴?

우리 학교에서도 ‘수능대박’을 기원하는 기원제가 있었는데, 일부의 선생님들이 허황된 사행심을 수능시험에 적용하면 되겠느냐면서, 2년 전부터 ‘수능성공’으로 바꿀 것을 논의하였다. ‘대박’이 아니라 ‘성공’을 기원하는 것이다.

수능 성공은 공부한 만큼, 자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것이요, 그렇게만 된다면 대단한 결과인 것이다. 시험은 꼭 배운 범위에서 출제되고,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은 배운 것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라는 말을 한다. 학습자는 가르쳐 준 것을 저장했다가 그 지식을 필요로 할 때에 꺼내어 사용해야 하는데, 도대체 어느 곳에 두었는지 꺼내지 못하고, 꺼낸 지식일지라도 제대로 응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無用之物)인 것이다. 그야말로 입력-저장-출력이 잘 되는 두뇌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만이 고득점을 얻을 수 있는 비법인 것이다.

‘대박’이란 없지만, 세상에 ‘공짜’도 없다. 세상에 어디 공짜가 있는가? 대박을 기대하는 것이 헛된 일인 것처럼 공짜를 기대하는 것도 헛된 일이다.

요즈음 흔히 말하는 ‘공짜폰’도 가만히 살펴보면 공짜로 주는 것은 아니다. 장사하는 사람이 손해 보면서 장사할 리 있겠는가? 매월 계약하여 정한 금액을 일정기간 불입하도록 만들어 놓지 않았는가. 엄밀히 말하면 세상에는 힘이나 돈을 들이지 않고 거저 얻은 물건이란 있을 수 없다.

3년간 공부한 것, 아니 12년간 공부한 것을 종합적으로 풀어놓는 것이 ‘수능’이다. 엄밀히 대학에 입학하여 제대로 공부하기에 알맞은지 알아보는 시험, 수학능력시험이다. 최고의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공부할 능력을 어떻게 ‘대박기원’으로만 고득점을 얻겠는가?

이번 수능시험에서 평소에 열심히 공부하지 못한 수험생들이라면 인생에 대한 겸허한 마음으로 재도전의 의지를 불태우든지, 성적이 만족스럽게 나오지 못했다면 자기 실력에 알맞은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여, 그것에 다시 소중한 땀을 흘리는 것이 옳은 도리일 것이다.

대박을 기원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 학생들이 잘 되기를 기원한다. 33일 전에 솟대세우기 행사(우리 학교 솟대광장에서 수험생들의 다짐과 기원을 담아 리본달기 행사를 했던)때에 기원한 내용이 생각난다. 그 기원의 ‘가슴떨림’이 우리 수험생들의 두뇌를 자극하여, 안 풀리는 문제가 술술 풀리기를 바란다. 아무리 수능대박은 없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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