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재판은 원칙적으로 3심제이다. 1심 재판결과에 불복하면 항소, 항소심 재판결과에도 불복하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재판이 확정되기 전에는 상급법원을 통해 연속해서 재판을 받는 것이다. 재판은 대법원 판결로 승패가 확정되기도 하지만, 원고나 피고가 항소나 상고를 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되어 다시는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그렇다면 확정된 재판의 결과는 어떠한 경우에도 다시 번복될 수 없는 것인가? 재판절차를 엄중하게 인식하는 탓 때문에, 어떠한 경우도 다툴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민사소송법은 제451조 ①항은 재심사유 11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하 재심사유 중 중요한 것 3가지를 소개한다. 첫째는 형사상 처벌받을 타인 행위로 인한 자백 또는 공격방어방법 제출이 방해에 해당되는 경우이다. 제3자의 범죄행위가 직접적 원인이 되어 자백을 강요당했거나, 주장?항변을 방해당하거나 증거제출이 방해된 경우 등을 말한다. 둘째는 판결의 증거로 채택된 문서 등이 위조 또는 변조된 경우이다. 즉 위?변조된 문서가 증거로 사실인정 자료가 되었다면, 그 판결의 구체적 타당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는 증인 등이 허위진술을 한 경우이다. 증인 등의 거짓진술이 판결이유가 된 사실인정의 자료로 채택되고, 그 결과 판결의 결론이 달라질 정도라면 그 판결은 유지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민사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는 전지전능하지 않다. 소송당사자들에 의하여 재판부에 제출되는 주장과 증거 등을 증거법칙에 의하여 판단한 것을 토대로, 변론의 전체취지를 참작하여 판결을 내린다. 따라서 소송당사자는 자기가 옳고 상대방은 거짓임을 객관적인 주장과 증거를 제시하여 재판장을 설득할 필요가 있는데, 때로는 탐욕에 눈 먼 당사자나 소송기술자들이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위?변조된 문서를 증거로 제출하거나 증인에게 허위증언을 유도하는 등 방법으로 재판장을 속여 유리한 판결을 끌어내는 경우가 있다. 위 3가지 재심사유는 이런 경우에 유효한 구제수단이 될 것이다.

위 재심사유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들은 소송 중 주장하지 못한 채 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 위 불법증거들이 제출되었다는 확신이 있다면, 재심소송의 제기에 앞서 그 행위 관계자들을 협박죄, 문서 위?변조 및 행사죄, 위증 또는 위증교사죄, 소송사기죄 등으로 형사고소를 먼저 해야 할 것이다. 재심의 요건 충족과 재심과정에서 범죄행위에 관한 확실한 증거를 미리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화해조서, 조정조서 등, 조서도 재심사유가 있다면 준재심의 소를 제기 할 수 있다. 재심절차는 일반 재판절차와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