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500여억원(2010년 예산 기준)에 달하는 보령시 재정을 관리할 시금고가 또다시 수의계약 방법으로 선정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대천해수욕장 3차지구 개발 등으로 1500억원이 넘는 채무를 지고 있어 한푼이 아쉬운 보령시가 곳간관리를 너무 안일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소집된 보령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위원장 이홍집 부시장)는 지난 2007년부터 시금고를 맡아온 농협중앙회 보령시지부와의 계약이 올해 연말로 만료됨에 따라 2011년부터 4년간 시금고를 맡아 운영할 금융기관을 ‘수의계약’ 방법으로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보령시 금고는 ‘수의계약의 경우 충남도 금고 금융기관을 지정한다’는 시금고 지정 및 운영규칙에 따라 농협중앙회 보령시지부가 또다시 맡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심의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보령시 간부들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결정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가 하면 심의위원들에게 제공된 자료 역시 ‘편파성 시비’를 우려해 수거하는 등 선정과정이 편파적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규모가 크고 시민들의 편의성도 고려해야 하는 일반회계와는 달리 820여억원 규모의 특별회계는 금고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데다 일부 심의위원의 경쟁방법 제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무부서의 요구’ 등을 이유로 수의계약 방법으로 결정되도록 했다는 것.

실제로, 회의 과정에서 한 심의위원이 “다른 금융기관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특별회계 중 일부를 유치하고 싶어 한다고 들었다”고 밝히자 보령시 간부 공무원이 나서서 “그러면 농협 관계자를 이 자리로 불러서 농협의 조건도 들어보자”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한 심의위원은 경쟁방법과 수의계약을 놓고 의견이 맞서자 “오늘 회의가 수의계약으로 결정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등 사실상 시금고 선정을 앞두고 사전 조율(?)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보령시 금고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포함해 약 95%를 농협이 맡아 관리하고 있으며, 특별회계 중 상수도특별회계(약 70억)를 하나은행이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