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선만 보령 책익는 마을 촌장.

- 인문학 페스티벌을 열게 된 이유는.
= 책익는 마을에서 그동안 가졌던 ‘저자초청 토론회’의 일환으로 지인들을 모시고 가벼운 심포지엄을 가지려 했는데, 그동안 다녀가셨던 저자들이 소문을 내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웃음) 보령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시작된 독서토론 모임이 수도권에 있는 저명 작가들에게 관심거리가 될 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12명의 저명한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하기로 약속하셨고, 천안이나 인천, 전북 익산 등에서도 독자들이 참여의사를 전해오고 있다.
이번 인문학 페스티벌은 저자들의 강의도 중요하지만, 참여하는 독자들의 교류가 더 중요하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실용적인 도서도 많은데 왜 인문학인가.
= 인문학은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이고, 현상보다는 근원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한다. 또, 개인의 삶에서도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게 만든다. 인문학에서는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비결을 찾을 수 있다.
빈민들을 위해 기능이나 기술을 가르치기 보다 인문학을 가르침으로써 훨씬 좋은 효과를 거뒀다는 '이반 일리치'의 사례에서 보더라도 인문학은 현대사회에서도 매우 중요한 학문이다.

- ‘책익는 마을’은 어떤 모임인가.
= 평소 알고 지내던 분들에게 책을 선물한 적이 있는데, 답례차원에서 다시 책을 선물받게 되고, 자연스럽게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독서토론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게 됐다. 이러다 보니 책도 많이 읽게 됐지만,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밑줄까지 그으면서 의미를 찾게 되는 효과도 있었다. 서로 책을 선물하다보니 더 다양한 주제의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됐다. 2008년부터는 저자초청 토론회를 열고 있는데, 이것이 소문이 나면서 회원들이 많이 늘었다. 달리 홍보한 것도 아닌데,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오셔서 그냥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현재는 매월 한번씩 모이는 토론에 50명 정도가 나오는데, 인원이 늘다보니 모둠을 지어 모임을 갖는다. 매월 모둠별로 당번이 책을 선정하고 책을 선물하면 그 책으로 토론이 벌어진다. 운영은 ‘자발성과 자율성’이 기준이다. 회비도 따로 없고, 강요하는 사람도 없다. 그냥 선물받은 책을 읽고 토론에 참여하면 된다.

- 책익는 마을의 향후 계획은.
= 지난 5년동안 약 60여권의 책을 읽었다. 저자의 전작을 읽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매우 어렵다. 요즘은 독후감 쓰기 운동을 하고 있다. 토론 주제로 선정되지 않은 책이라도 독후감을 카페(cafe.daum.net/thinders)에 올리는 회원들이 많다. 최근에 저자초청 토론회를 가졌던 고미숙 작가의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를 읽고 공부는 학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평생을 공부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했다.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