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보령점이 보령시의 무료배달 중지 권고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 놓지 않고 있어 사실상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5월부터 무료배달에 나선 홈플러스 보령점에 이어 이마트도 무료배달에 나서게 될 것으로 전망돼 전통시장 등 영세상인들의 반발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보령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보령시청에서 관내 전통시장 상인조합과 대형마트간의 간담회를 열어 홈플러스 보령점측에 무료배달 중지 여부를 지난 23일까지 답변을 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 보령점측에서는 26일 현재까지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의 이같은 태도에 한 상인은 대기업이라고 보령시와 시민들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홈플러스 개점당시 보령시와 맺은 ‘상생협약’을 어기고 배달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간 매장 앞 노상에 물품을 전시하거나 주차장에 물건을 적치하는 등 관련법규를 무시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관내 재래시장 상인들과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보령시에서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개점당시 지역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 했지만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것.

시민 임모(47, 대천동)씨는 “보령시에서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는 것을 이용해 시간을 끌며 논란에서 비껴 가려는 얄팍한 술책”이라며 “결국 홈플러스에서 배송을 계속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시에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보령점은 지난 5월 5만원 이상 구매고객에 한해 무료배송을 시작했으며, 이에대한 지역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대상을 노약자와 임산부로 한정해 배송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노약자나 임산부에 한해 배송을 해주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노약자나 임산부가 승용차 등을 이용하지않고 홈플러스까지 걸어서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

중앙시장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H씨는 “대형마트에서 서로 서비스 경쟁을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보령에서 태어나 보령에서 살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에게 돌아오게 된다”며 “보령시에서 지역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구 10만여의 보령시 경제구조는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다시 다른 상품을 판매하고, 다시 그 사람들이 소비를 하는 순환 구조로 이뤄졌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무너진다면 결국 시민들의 소비자 경제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 “홈플러스에서 노약자와 임산부에게만 배송을 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홈플러스를 신뢰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면서 “더 이상 보령경제가 황폐화 되기 전에 재래시장 상인 뿐 아니라 보령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당장 시에서 홈플러스를 규제할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역 상인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홈플러스측이 권고안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측의 이같은 반응에 이마트 보령점은 “홈플러스에서 계속해서 무료배송을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면서 “홈플러스에서 배달을 중지하지 않는다면 결국 이마트에서도 무료배송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