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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사건과 국민건강보험료
[생활법률]이선행 법무사
2010년 07월 13일 (화) 08:50:04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2007년 말, 재벌그룹 회장이 그의 아들을 폭행한 사람에 대하여 보복폭행한 사건이 밝혀져, 세상이 떠들썩했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보험공단’)은 보복폭행을 당한 피해자에게 지급된 치료비(건강보험료) 92,000원을 재벌그룹 회장에게 구상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즉 가해자가 밝혀졌으므로, 보험공단이 의무 없이 지급한 건강보험료를 가해자로부터 받아 낸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처럼 가해자가 분명히 밝혀지면 간단한데,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하게 밝히기 어려운, 싸움 형태의 폭행(치상)사건에서는 한쪽이 진단서를 수사기관에 내면, 피해가 사소하더라도 다른 쪽도 무조건 진단서를 내는 경향이 있어 문제가 발생한다. 1-2주 진단서를 너무 쉽게 받을 수 있고, 이 진단서가 증거가 되어 쌍방이 폭행치상죄로 처벌받기 때문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때 싸움한 사람들이 거짓으로 건강보험을 적용받은 사실이 밝혀지면, 보험공단은 고소(사기죄)하거나 구상권을 행사하기도 한다.

최근 이런 보험공단의 관행에 일부 제한을 가하는 판례(대법원 2010도1777 사기)가 나왔다. ‘2007년 ‘갑’과 ‘을’이 싸움을 하다 전치 8주 상해를 입었다. ‘갑’은 병원치료를 받으며 타인에 의한 상해치료는 건강보험의 대상이 아님을 알게 되자, 병원을 옮기고 “산에서 내려오다 넘어진 것이다”라고 거짓을 말하고, 치료비 260,000원을 받아냈다.’ 이에 대하여 보험공단이 ‘갑’을 사기죄로 고소하였는데, 대법원은 원심이 선고한 무죄를 확정한 것이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8조 제①항 1호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기인하거나 고의로 사고를 발생시킨 때’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보험공단은 이 규정을 넓게 해석하여, 범죄행위에 해당하면 획일적으로 보험급여를 배제해왔다.

위 판례는 위 제48조 제①항 1호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기인한 경우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자기의 범죄행위에 전적으로 기인해 보험사고가 발생했거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자신의 범죄행위가 주된 원인이 돼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고 설명하고, ‘피고인(‘갑’)이 타인의 폭행으로 입은 상해가 전적으로 또는 주로 피고인의 범죄행위에 기인해 입은 상해라 할 수 없다고 봐 무죄가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결과적으로 판례는 국민건강보험법이 국민보건의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볼 때, 급여 제한사유의 요건을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보험공단이 위 판례의 취지를 깊이 인식한다면, 구상금청구나 고소로 피해를 보는 억울한 사례가 많이 감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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