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경제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으며, 국가와 국민 모두 충격과 곤란에 빠진 적이 있었다. 이른바 ‘IMF 사태’였다.
국가경제구조와 질서의 총체적 변혁과정에서 국민들은 뼈아픈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당시 대가 없는 호의적(친.인척, 지인 등 부탁에 의한)보증으로 가정경제 몰락과 가족관계까지 파탄에 몰린 사람들이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됐었다. 보증의 위험성을 깨닫는데, 너무나 큰 희생을 치렀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사정은 어떨까?
최근 70대 어른과 보증관련 상담을 했다. 친구의 부탁으로 금융기관 대출보증을 서줬는데, 갚지 않아 동생 돈을 빌려 대신 변제했단다. 친구 형편은 뻔하고, 자신은 능력이 없어 괴롭다는 노인의 힘없는 하소연이 안타까웠다. 보증인은 돈 구경도 못해보고, 도장 찍어줬다는 책임 하나로 돈을 빌린 사람과 똑같은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호의적 보증이 잘못되어 인간관계 파탄에 이르는 경우를 흔히 보는데, 애초 보증부탁을 거절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결과로 돌아오기도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2008. 9. 21.부터 대가 없는 호의적 보증인의 경제적.정신적 피해 방지를 위한『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시행되었다. 이 법은 시행 후 처음 체결되거나 보증기간을 갱신하는 보증계약에만 적용된다.
그 대상은 금융기관(은행법에 따라 인가된 기관, 농협, 수협, 산림조합, 신협, 새마을금고, 상호저축은행, 등)과 개인 사이에 체결되는 호의적 보증계약에 한하고, 호의적 보증이 아닌 기업대표자와 이사, 주주, 동업자 관계, 기업, 사업관련 보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위 특별법의 주요내용은 ①채무자가 변제를 게을리 하는 경우 채권자가 즉시 보증인에게 통지하여 위험성을 알려야하고, ②보증채무 최고금액은 서면으로 특정해야 하고, ③보증기간 약정이 없으면 3년으로 간주하고, ④특히 금융기관이 채권자로 보증계약 할 경우, 금융기관은「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공받은 채무자의 신용정보를 보증인에게 제시하고, 그 서면에 보증인의 기명날인(서명)을 받아야 하고, 보증기간을 갱신할 때에도 같은 조치를 해야 한다.
즉 보증계약의 형식을 엄격히 하고, 보증인이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채무자의 재산?신용상태를 우선 확인하여 보증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보증은 단순히 친분.의리.동정의 문제가 아니다. 재산적 책임을 전제로 한 법률행위이므로 신중함과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이미 호의적 보증인이 된 사람은『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특별히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고, 행여 언제라도 보증인 부탁을 받으면, 우선 이 법을 떠올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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