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의 요람이자, 보령의 보배인 성주사 터에 지난 2일 귀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대한불교 조계종을 이끌고 있는 총무부장과 문화부장 등 관계자들이 ‘성주사 복원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직접 성주사 터를 방문한 것이다.
보령시도 이들을 극진히 맞았다. 신준희 시장을 비롯해 김충수 의장과 대천문화원장, 성주사 복원추진위원회 관계자, 지역 불교계 인사, 성주면 주민 등 50여명이 ‘성주사 복원’에 대한 지역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표시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주 작은 비석이 이슈가 되면서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국보 8호 ‘낭혜화상백월보광비’가 위치해 있어 비문의 내용도 자세하게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성주사 복원에 대한 보령시와 조계종의 입장 차이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보령시는 성주사 터에 복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대용(?)으로 인근에 성주사를 창건하고, 유물전시관을 세우는 선에서 계획을 마련한 반면, 조계종은 성주사 터에 그대로 복원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서로 간에 불신도 드러냈다. 보령시는 ‘조계종이 성주사 복원이라는 대규모 불사를 보령시를 등에 업고 국비를 지원받고자 하는 것’이라는 불평을 하고 있고, 조계종은 ‘보령시가 성주사 복원이라는 미명아래 주변 관광지 조성에만 관심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행인 것은 복원 절차상 인근에 성주사를 창건하는 것에는 의견접근을 봤기 때문에 그나마 첫 발은 내디딜 수 있게 됐다.
성주사는 통일신라 9산선문의 하나이기 이전에 백제의 혼을 달래던 오합사가 자리하던 곳이다.
얼른 성과를 내려고 서두르기 보다는 소중한 유산을 제대로 전해 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남도가 심혈을 기울여 매년 개최하고 있는 ‘대백제전’ 역시 백제의 혼이 담긴 오합사(烏合寺)를 빼놓고 진행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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