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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통시장 살리기 전 시민이 나서야

2009년 04월 28일 (화) 11:11:53

보령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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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옛 명칭 재래시장) 살리기 때문에 중소기업청이나 충남도 담당부서에서 내려오는 업무가 많아서 다른 일을 못할 지경이다.”

보령시청 한 과장이 얼마 전 다른 일로 만난 주민들과의 대화를 나누던 중 내뱉은 말이다. 정부를 비롯해 자치단체가 ‘전통시장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효과나 내실을 떠나 적어도 외형상은 노력이 가상할 정도다.

전통시장은 5일장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서민경제의 핵심이다. 5일만에 장이 선 것은 냉장고가 발명되기 전 음식을 오랫동안 보관하기 어려워 5일정도 보관할 수 있는 먹거리를 장만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5일장이 경제생활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었다. 우리 선조들은 장 마당에 모여 문화를 만들고, 나누고, 후세에 전했다.

하지만, 문명이 발전하고 전통문화가 퇴색하면서 우리의 전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색을 잘 갖춘 매장에다 편의시설도 다양한 대형마트가 속속 입점하면서부터는 눈에 띌 정도로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전통시장 문제는 장옥에 입주해 있는 상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각 동리에서 3일, 8일을 손꼽아 기다리다 곡물, 채소, 가축을 들고 나와 가판을 차리는 서민들의 삶터이다.

이대로 방치해서 안된다. 보령시는 상급 기관에서 지시하는 생색내기 정책만 따라할 것이 아니라, 보령의 전통시장이 살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내야 한다.

또, 상인들도 이해관계에 얽혀 자기 주장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고급화된 고객의 요구를 살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장옥주와 임대상인들이 공생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시민들도 편리성만 따져 대형마트을 찾는 발길을 이제는 돌려야 한다. 먼 곳까지 가는 기름값에 불필요한 물건을 사는 것을 따지면 결코 득볼 것이 없다. 특히, 장기적으로 지역의 부(富)가 외지로 유출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당장이라도 전통시장 골목길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한번 찾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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