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가 내년도 나랏돈을 확보하기 위해 연초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보령시가 밝힌 내년도 국비예산 목표액은 2445억원. 지난해는 2723억원을 목표로 국비확보에 나서 최종 2701억원을 반영시켰다.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국비확보 목표액이 줄었고, 유류피해에 따른 국비사업이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같은 피해지역인 태안군은 지금 안면도 꽃박람회라는 대형 이벤트를 마련해 정부와 충남도가 나서고 있다. 신문.방송에는 연일 태안군을 살리자는 광고로 넘쳐난다. 하지만, 보령 섬지역을 덮친 기름덩어리는 점점 잊혀지고 있다. 보령시의 책임이 크다.

유류사고가 벌써 15개월이 지나고 있는데도 방제작업에 참여한 장비대금을 한푼도 받지 못하고 있고, 2월부터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태안 주민들과는 달리 보령 섬 주민들은 아무 대책도 없다.

이런 가운데, 가해자 중 하나인 삼성중공업은 책임한도를 56억원으로 제한하는 판결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지금이라도 보령시는 ‘유류피해 지역으로서의 정당한 보상’을 내년도 국비예산에 반영시켜서 피해주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해소해야 한다. 예산은 투쟁이고, 보령시는 명분이 있다. 더 당당하고 큰 소리로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