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형교회들의 교회세습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기독교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팽팽히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한 교회에서 교회세습 문제로 찬반 양측의 충돌이 발생했다.
지난 15일 D교회(대천동 소재) 담임목사 취임예배를 앞두고 교회정문에서 찬반 양측이 팽팽히 대치하던 중 반대측 신도들이 인분을 옷에 바르고 교회 진입을 시도하자 찬성측 신도들이 물과 소화기 분말을 뿌리면서 이들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산발적으로 폭력사태가 빚어져 급기야 경찰이 출동해 사태를 진정시켰다.
이날 양측의 충돌은 지난 4월부터 제기된 담임목사 세습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찬성측이 전임 담임목사의 아들인 L모 목사의 취임예배를 강행하면서 빚어졌다.
D교회의 소속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충남노회에 따르면 ‘담임목사 청빙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발견돼 담임목사 청빙청원을 반려’한 바 있고, ‘찬반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돼 있는 상황에서 취임예배를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취임예배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취임예배에는 350여명의 신도들이 참석했다고 찬성측은 밝혔으며 지역의 일부 목회자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노회 소속 장로 50여명과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오세택, 백종국, 박득훈) 관계자 10여명 등 반대측은 교회진입이 무산되자 교회정문에서 ‘세습반대’를 연호하면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별도의 기도회를 가졌다. 충돌이 빚어진 이날 찬성측의 한 신도는 “담임목사님은 20여년동안 교회를 이끌어 오면서 우리 가족의 대소사를 직접 어루만지신 분”이라며 “목회자의 뜻에 따르는 것이 평신도의 당연한 도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교회개혁 실천연대 공동대표인 박득훈 목사는 “목회자에게 무조건 순종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며 “목회자의 잘못을 과감히 지적하는 것이 오히려 주님께 순종하는 길”이라면서 교회세습이야 말로 한국교회가 치유해야 할 질병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D교회 교회세습을 둘러싼 갈등이 지역 교계의 시금석으로 인식되면서 향후 추이에 지역사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정작 교계 지도자들은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 로 이를 외면하고 있어 평신도들의 상처가 더욱 깊어진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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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2 목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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