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음법칙 적용 대상 한자에 따라 호적상 유(柳), 나(羅), 이(李)로 쓰이던 성씨에 대해 류(柳), 라(羅), 리(李)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그동안 한자 성씨에 대한 한글 표기 시 한글맞춤법에 따른 두음법칙을 적용·표기해 논란을 빚어왔으나 이달 1일부터 호적예규가 개정 두음법칙 예외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두음법칙에 적용됐던 성씨로는 ‘이(李)’, ‘임(林)’, ‘류(柳)’, ‘류(劉)’ ‘륙(陸)’, ‘량(梁)’, ‘라(羅)’, ‘려(呂)’, ‘렴(廉)’, ‘로(盧)’, ‘룡(龍)’ 등으로 국내 인구 4천9백여 만 명 중 23%인 1천1백만 명이 이들 성씨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성씨는 과거 호적상 한자로만 기재되던 성명기재가 1994년 7월 11일 호적법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한글이 함께 기재되면서 호적실무상 두음법칙 적용 대상이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한글맞춤법이 호적상 한자 성의 한글표기 시 두음법칙 적용을 강제해 기존 사용하던 한글표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헌법상 인격권 또는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지난 5월 말 ‘호적제도개선위원회’ 와 6월 ‘대법관 회의’를 거쳐 지난달 20일 ‘호적상 한자 성의 한글표기에 관한 사무처리지침’을 제정하고, 일상생활에서 본래 음가대로 발음하고 표기해 온 경우에 한해 호적상 표기를 실제와 일치할 수 있도록 정정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리(李)씨나 류(柳, 劉)씨, 림(林)씨 등 일상에서 ‘리, 류, 림’ 등으로 발음하거나 표기해 온 경우, 새로 개정된 호적예규에 따라 본인의 정정희망이 있을 경우 정정이 가능하나 단, 일상에서 ‘이, 유, 임’ 등으로 발음하거나 표기해 온 경우에는 본인의 희망이 있더라도 정정을 할 수 없다.

이같은 정정신청은 당사자 본인외에 당사자와 호적상 이해관계(직계존비속)가 있는 자면 신청이 가능하며, 정정 당사자 본인의 본적지 관할법원에 신청하면 되나 문중이나 종중이 구성원 전체를 대표해 정정신청을 할 수는 없다.

한편 부성일치 원칙상 한자 성의 한글표기 정정을 허가 받은 사람에게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성도 부 또는 모의 성과 일치시켜야 하며, 자녀의 한글표기 정정 미신청의 경우 호적공무원이 간이직권정정절차(법원 허가 없는 절차)에 따라 해당 자녀의 성씨 한글표기를 바꿀 수 있게 했다.

또한 법원의 허가를 받아 호적상 한자 성씨의 한글표기를 정정한 사람은 신분관계의 안전성을 위해 재정정이 원칙상 불가하며, 자녀의 경우에도 간이직권절차로 변경된 성씨의 한글표기도 재정정이 불가함을 숙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호적상 본인의 성씨 한글표기 정정을 하고자 하는 이는 법원에 정정신청 후 정정허가 결정등본을 발급받은 날로부터 1개월 이내 시ㆍ구ㆍ읍ㆍ면의 장에게 정정신청을 해야 하며 이 기간을 넘길 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올해 법원으로부터 정정허가 결정등본을 발급받은 자는 내년 1월 1일부터 31일까지 정정신청을 해야 하며, 이는 2008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가족관계등록제도의 안정적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