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1일 경기도 강화도에서 갯벌체험을 즐기던 중고등학생 4명이 조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 이전까지만 해도 갯벌은 단지 어민들이 조개류, 낚지 등을 잡거나, 청소년 및 신입사원 극기체험, 가족 단위의 갯벌체험 등 사고와는 무관한 장소로 인식돼 왔다.

지난 30여 년 동안 바다안전 관련 업무를 하다 보니 즐겁게 떠난 갯벌체험이 인명사고로 인해 가족이나 동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 주는 경우를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충분한 사전준비가 없이 갯벌체험을 떠난다면 불행한 참사는 앞으로도 예고 없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전한 갯벌체험을 하기 위해서 몇 가지 유의사항을 전하고 싶다.

갯벌이 있는 지역 대부분이 어촌계에서 소유하고 있는 마을어장으로 바지락 등 종패를 뿌려서 관리하고 판매해 어민소득을 올리고 있어, 무단으로 출입할 경우 절도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따라서 인근 주민들에게 갯벌체험이 가능한 지역인지 확인한 후 체험을 시작해야겠다.

그리고 서해안은 달과 태양의 인력작용에 의해 하루에 2회씩 3미터에서 8미터의 조수간만의 차가 발생한다. 갯벌은 매우 걷기 힘들고 수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밀물이 시작되기 전 갯벌 체험을 마쳐야 하고, 조석시간을 사전에 알아야 하는데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www.nori.go.kr-해양자료실-조석예보)에 들어가면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갯골은 갯벌에 길게나 있는 물고랑인데, 밀물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물이 들어오는 곳으로, 눈으로 보는 수심보다 더 깊고 물기가 많아 한번 빠지면 나오기가 힘들어 안전사고 위험성이 커서 접근해서는 안된다.

갑자기 많은 안개가 끼거나 비가 올 경우에는 갯벌에서 즉시 나와야 한다. 드넓은 갯벌에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방향감각을 잃어 헤메다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어른과 달리 안전의식이 부족하고, 놀이에 열중하다보면 일행과 떨어지게 되는데, 보호자들이 늘 관심을 가지고 어린이를 지켜봐야 하고, 어른과 함께 동행해야한다.

한명이 안전사고를 당했을 때 한명은 사고자 구조에 힘쓰고, 한명은 인근 체험자의 도움을 구하거나 구조기관에 연락해야하기 때문에 3명이상이 함께 갯벌체험을 하는 것이 좋다.

야간에 갯벌에 나가는 일은 조난을 당했을 때 위치파악이 어려워 매우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일몰 후 무모한 갯벌체험은 자제돼야 한다.

갯벌 체험 시 다음 물품은 꼭 준비해야겠다.

갯벌에는 조개껍질 등 날카로운 물질로 인해 상처를 입을 수가 있다. 따라서 손과 발을 보호할 수 있는 장갑이나 장화는 꼭 준비해야겠고, 긴팔 옷 및 창이 넓은 모자로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며, 썬 크림을 발라 화상을 예방하고 식수를 준비해야 탈수를 예방할 수 있다.

휴대폰이 물에 젖으면 통신이 불가능하게 돼 위험사항 시 구조기관이나 동료들에게 알릴 수 없으므로 휴대폰 방수 팩을 준비해야한다. 방수 팩은 해양경찰서 소속 파출소 출장소에서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안전수칙을 미리 알고 준비해서 갯벌체험을 떠난다면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