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옆 코스모스 꽃이 가녀리고 신비로운 모습을 수줍은 듯 뽐내고, 스산한 바람이 제 마음에 한 줄기 바람을 일게 하는 가을입니다.
유난히도 가녀린 코스모스의 자태를 닮으신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뵈온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그동안 제 모습도 많이 변했습니다. 어머니의 모습을 점점 더 닮아간대요.
자랑하고 싶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단 한번 사랑한다는 말도 해드릴 그 시간마저 없이 조금씩 철이 들어버린 저의 가슴에 그리움의 눈물이 자주 흐르곤 합니다.
어머니께서 항상 비워두신 그 자리가 늘 절 초라하게 만듭니다.
며칠 전 괜스레 가슴이 저려와 대천천 냇가에 앉아 조용히 어머니를 불러 봤습니다. 힘들어서 불러본 어머니 이름에서 어머니에 대한 원망이 나도 모르게 흘러 나왔습니다. 참 못났죠?
지금 나의 아픈 일들을 모두 어머니 탓으로 떠넘겨 버렸습니다.
혼자도 아닌데 어머니의 그 빈자리가 너무나 커서인지 혼자라는 생각이 자꾸 자꾸 머리 속을 떠나질 않습니다. 혼자란 생각 때문에 어머닐 원망했다고 생각합니다.
죄송해요. 엄마! 더 꿋꿋해야 되는데....이럴수록 더 잘하는 내 모습 보여드려야 하는데...
항상 다른 길로 가려는 제 모습 보여드려 죄송해요. 더 마음이 아프시죠? 옆에서 날 위로해 주고 달래 줄 수 없으셔서 더 속상하시죠?
어머니, 저 이제부터 어머니의 가슴 아프게 하지 않으려 더 열심히 할게요. 조금 있으면 어머니 기일이네요. 이번에는 어머니 찾아가는 길에 길옆 코스모스 한아름 따다 어머니 가슴에 안겨 드릴게요.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 늘 기억합니다. 아픈 모습 감추시면서 애써 웃으시며 내게 ‘늘 꿋꿋하게 살아라’말씀하시던, 늘 병중에도 어린 딸 걱정에 마음 쓰셨던 어머니! 아마 지금도 날 걱정하고 계실 어머니!
어머니!
얼굴을 마주 보며 부르고 싶은 어머니, 어머니, 엄마!
이 편지를 보낼수도 그렇다고 답장 또한 받을 수 없지만 제 마음 어머니께 꼭 전해지리라 믿으며 이 글을 씁니다.
그리고 어머니 다시 만날 때 제게 ‘오냐 내 딸 그 동안 애썼다’하시며 가슴 깊이 안아 주실 거죠?
사랑합니다.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께서 제게 보이지 않아도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가장 큰 힘이 됩니다.
항상 감사하고 또 감사해도 쫓아갈 수 없는 어머니 사랑을 향해 다시 한번 감사 드리며, 어머니 만날 그 날 얼굴 뵈며 웃을 수 있도록 행동해 나갈 것입니다. 그곳을 잘 알 수 없지만 잘 계시길 빌어요. 꼭 한번 다시 만날 수 있게 어머니 꼭 행복하게 지내세요. 그 때 어머니 꼭 한번 안아드리며 사랑한다 말하렵니다.
안녕. 엄마!
2002년 10월 5일
엄마의 사랑하는 딸 지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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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7 화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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